서울의 한 무인 밀키트 판매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 박미주 기자
지난해 상반기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던 '무인 밀키트 판매점'의 양도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간편식품 수요가 늘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자영업자들에 인기를 끌었지만 인력소요,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손을 떼려는 자영업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도 사례를 보면 개점 이후 한 두 달만에 점포를 매도하려는 이들도 꽤 있다. 지난해 8월 개점한 뒤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2월 폐업 후 점포를 내놓은 점주도 있다.
2020년 10월 무인 밀키트 판매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디엔에프씨의 '담꾹'은 매장 수가 지난해 초 30여개에서 현재 423개로 급증했다. 담꾹 본사 매출도 지난해 11~12월 월평균 매출은 지난해 10월 대비 20% 늘었다. 담꾹의 33㎡(약 10평) 이하의 창업비(가맹비, 교육비 등 포함, 임대보증금 제외)는 세금 별도 3900만원이다.
그런데 막상 창업한 자영업자들 중 일부가 손을 떼려는 이유는 인력소요, 부진한 매출 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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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밀키트 판매점이라 해서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점포 내에서 사람이 본사로부터 받은 식재료를 소분해 다시 포장하고 이를 진열대에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하루 3~6시간 정도 점포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실제 매장을 양도하려는 한 자영업자는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소일거리가 많아 육아와 병행하기 힘들어 점포를 매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업자는 '투잡' 중인데 직장을 다니면서 유지하기 어려워 점포를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무인 밀키트 양도 글/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 대표는 "밀키트 제품이 마트·백화점·온라인몰에도 있는 제품이고 구매력이 있는 중장년층은 무인 매장엔 잘 가지 않는 데다 여러 상품군이 있어서 고객이 자주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무인 밀키트 판매점이 사업 모델로 좋지 않다"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소개하는 창업비에 임대보증금 등이 빠져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무인 밀키트 판매점이라지만 식재료를 나눠 팔기 때문에 '소분판매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곳들도 많다"며 "한때 유행했다가 자취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만카스테라'처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무인 밀키트 판매점들도 많이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