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스템임플란트 횡령' 12월말 최규옥 회장 50억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1.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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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전경


사상 초유의 1880억원대 횡령 사태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지난해말까지도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공시한 횡령 고발 시점은 지난해 12월31일. 횡령 고발 하루 전 최대주주가 수십억원대 주식 담보대출을 연장할 만큼 내부통제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지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21년 12월 30일 만기 예정인 5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대신증권과 연장했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9만745주를 담보로 맡기고 이자율 3.5%, 담보비율 150%다.

문제는 시점이다. 최 회장이 대신증권과 주식담보대출 연장을 한 시점이 회사 횡령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직원 이 모씨의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 가능성을 인지하고 내부 확인에 들어간 게 12월말로 전해진다. 최종 횡령여부를 확인하고 고발한 시점이 31일이다.



대신증권측은 이와관련 만기연장 시점이 12월28일일뿐 실제 만기연장 신청은 2주전, 승인은 1주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통상 만기연장 심사에 1~2주 걸린다"면서 "12월 15일쯤 만기 연장 신청이 이뤄졌고 1주일 뒤 승인 통보를 한 뒤 계약 시점만 12월28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새해 초부터 횡령 소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면서 대출을 내준 증권사들로 불똥이 옮아 붙은 모양새다. 증권사들은 주식담보가치를 0원으로 환산하고 향후 미수, 소액 주식담보대출 상환 요구할 전망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당시 주식담보대출 연장은 통상적인 절차였고 이상징후가 없었다"며 "만기시점이 도래하면서 6개월 연장을 요구해 수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이 대신증권을 포함해 주식 담보로 대출받은 규모는 모두 1100억원이다. 대부분 1년 미만의 단기대출건이다.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거래정지가 장기화 될 경우 증권사들은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즉시 상환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오는 2월14일 교보증권 주식담보대출 100억원의 상환일이 도래한다. 같은달 21일 하나금융투자 100억원, 28일은 SK증권 50억원도 상환기한이다. 3월엔 6건의 주식담보대출 370억원이 추가로 돌아온다.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이다.



한편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45)가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발생한 자금횡령 규모가 자기자본의 92%에 육박하는 정도로 큰 만큼 자금 회수 가능성 여부를 중점에 두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올릴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번 횡령 사건과 관련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자사에 현금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밝히는 한편 조속한 사태 해결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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