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열일' 하는 세상" 'CES 2022' 또다른 주인공 뜬다

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김성은 기자 2022.01.0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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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2]

"로봇이 '열일' 하는 세상" 'CES 2022' 또다른 주인공 뜬다


오는 5~7일(현지시간) 개막을 앞둔 CES에서 주목받는 전시 주제 중 한 가지는 기업들이 예년보다 얼마나 더 많이 진화한 로봇을 선보일지다. AI(인공지능), 5G, 자율주행 등 로봇 시대를 앞당길 기술들이 무르익고 있고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것도 로봇의 발달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란 분석들이다.

"미래 먹거리 찾아라"···대기업 앞다퉈 로봇 사업 강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정식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진데 이어 현대차는 올해 CES 2022 참가 티저 이미지를 통해 로보틱스 기술이 메타버스와의 결합을 통해 인류사회에 가져올 변화 제시를 예고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세계 로봇 시장은 지난 2020년 250억달러(약 30조원)에서 2023년 400억달러, 2030년 1600억달러에서 최대 2600억달러(약 31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2020~2030년 10년 동안 최대 10배 넘게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BCG가 2030년까지 유망한 산업군으로 로봇을 제시한 이유는 크게 높아지는 인건비, 소비자의 선호 확대, 최근 급속도로 발전 중인 인공지능(AI)과 5G, 자율주행 등과의 기술 결합을 통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 등 세 가지로 꼽았다.



BCG는 "맞춤형 제품의 신속 배송에 대한 소비자 주도의 수요는 제조 개별화 및 물류 분야에서 로봇 역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의 공장 노동자 임금이 2007년 이후 두 배, 인도는 같은 기간 50% 이상 오른 상황에서 로봇은 전통적으로 저임금, 저숙련 일을 대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기계 지능, 연결성, 제어와 관련한 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통해 로봇의 기능과 범위를 확장시키고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 또한 단순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의 어원이 고된 노동, 노예, 노역이라는 의미를 담은 '로보타'(robota)라는 체코어에서 유래한 데서 알 수 있듯 현재까지 로봇 발전은 단순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에 치중됐었다.


최근의 로봇의 발전은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협동로 로봇을 넘어 배송용, 의료용, 반려용, 서빙용, 웨어러블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로봇으로 진화중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로봇 산업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엄청난데다 기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미국, 일본, 독일이 주도적이었던데 비해 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로서 아직 확실한 선점자가 없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수요도 로봇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는데 이런 점들에 비춰 최근 삼성, LG, 현대차 등 대기업 등이 미래 먹거리를 염두에 두고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즉, 최근 로봇시장 참전자들은 주로 '서비스 로봇' 시장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인데 실제 BGC도 서비스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더 클 것으로 점쳤다.

자동차 기업 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IT 공룡들도 뛰어드는 자율주행 기술의 종착점도 결국 로봇으로 귀결될 것이란 해석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19년 약 250페이지에 달하는 '로봇, 공장을 넘어 사람 곁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에게로까지의) 최종 배송(라스트마일)까지의 무인화가 불가능하다면 자율주행 차량의 용도가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업체들로 하여금 로봇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 것"이라며 "현대차, 콘티넨탈, 네이버랩스 등의 CES 전시를 보면 라스트마일까지의 '무인화의 연속성'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는 점을 공통분모로 발견했다"고 분석했다.

'아이보에서 볼리까지'···CES 단골 손님 '로봇', 올해 주인공은 누구?
(위부터 시계방향)CES 2018에 소개됐던 소니의 아이보, CES 2020에 공개됐던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체험 장면, CES 2020에 공개됐던 LG전자 '클로이 테이블'의 로봇 서비스 체험 장면/사진=로이터, 삼성전자, LG전자(위부터 시계방향)CES 2018에 소개됐던 소니의 아이보, CES 2020에 공개됐던 삼성전자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GEMS' 체험 장면, CES 2020에 공개됐던 LG전자 '클로이 테이블'의 로봇 서비스 체험 장면/사진=로이터, 삼성전자, LG전자
로봇은 최근 몇 년 새 CES의 단골 주제로 등장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니는 지난 2018년 CES에서 반려 애완견 로봇 '아이보'를 선보였다. 아이보는 1999년 첫 출시(1세대)됐으며 2018년 출시작은 5세대 제품일 정도로 일본 가정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 반려 로봇이다.

로봇청소기를 떠올리자면 '가전의 용도'에서부터 출발해 점차 진화시켜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봇 개발 역사도 깊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에서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를 선보였다. 물건의 위치나 형태를 스스로 인식해 잡거나 옮기며 집안일을 돕는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벗 '젬스힙(GEMS Hip)' 등으로 화제가 됐다. 볼리는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다니며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 기기와 연동해 다양한 홈케어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개최된 CES 2021에서 'LG 클로이 살균봇' 'LG 클로이 셰프봇' 'LG 클로이 서브봇' 'LG 클로이 배송봇' 'LG 클로이 안내로봇' 등 다양한 로봇 사업 포트폴리오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올해 CES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더 나은 일상'을 앞세운 LG전자는 5G와 인공지능을 접목시켜 한층 더 진화하고 다양한 로봇을 소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올해 서비스 로봇 '스팟'(Spot)의 본격 상용화에 이어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CES에서 강조할 로봇 비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등도 이번 CES에서 로봇 기술을 자랑한다.

현대로보틱스는 올해 CES에 첫 참가하는 현대중공업 그룹과 함께 전시관을 마련할 예정이며 향후 서비스로봇을 주력사업으로 본격 육성한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은 카메라 로봇을 선보인다. 두산로보틱스가 협동로봇을 활용해 개발한 영상 솔루션으로 로봇 공학이나 촬영 관련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함이 특징이다.

5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일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장 모습/사진=김성은 기자5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일을 앞두고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인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전시장 모습/사진=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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