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인데 수천명 모였다고?…달라진 기업들 '메타버스 시무식'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2.0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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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HMG) 파크'/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HMG) 파크'/사진제공=현대차그룹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임인년 새해 첫 근무일인 3일 적지않은 기업·기관들이 시무식을 메타버스(확장가상현실)에서 비대면으로 열었다. 현실공간에서는 방역 문제 등으로 전사 임직원이 모이기 어려운 만큼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인데 과거에 비해 거부감도 많이 줄었다는 평가다.

"우리 회사만의 공간"…개별 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서 시무식
현대차그룹은 이날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HMG 파크)'에서 시무식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도 올해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신년사를 HMG파크 내 강연 무대에 재생하는 영상을 통해 전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HMG파크는 올해 시무식을 위해 특별히 구축된 현대차그룹만의 가상 공간이다.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정 회장은 이날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불편함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임직원 여러분과 건강하고 안전하게 새해를 맞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메타버스 미팅을 통해 임직원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기성 메타버스 플랫폼 대신 개별 가상 공간을 만든 것도 흥미롭다. 근무지별로 시차가 있어도 메타버스 안에서 자유롭게 그룹이 개발 중인 모빌리티 기술을 경험하면서 소속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실제로 HMG파크 곳곳에 UAM(도심항공모빌리티)와 PBV(목적기반모빌리티), 허브(Hub), 그룹 대표 로봇 '달이(DAL-e)', '스팟(Spot)', '아틀라스(Atlas)' 등 그룹이 육성하고 있는 다양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배치해 미래 도시 모습으로 꾸몄다. HMG파크 내 가상 전시관에서는 정주영 선대 회장의 20주기 사진전도 열렸다.

현대차그룹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HMG) 파크'/사진제공=현대차그룹현대차그룹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HMG) 파크'/사진제공=현대차그룹

대중 플랫폼 활용하기도…지자체도 메타버스 사랑
애경그룹도 'AK메타버스'라는 자체 가상공간에서 신년회를 진행했다. AK메타버스서울 마포구 애경타워를 가상 공간에 구현한 형태라는 설명이다. 이 안에 애경산업, AK플라자, 제주항공, 애경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별 테마 공간을 마련해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자체 메타버스를 만들지 않고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시무식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DGB금융그룹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이용해 시무식을 열었다. 임직원들은 아바타로 시무식에 참석하고 김태오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신년사를 전했다.

기업뿐 아니라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가상공간에서 시무식을 열었다. 이날 이프랜드에서 시무식을 진행한 조재구 대구 남구청장은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메타버스 영상회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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