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안정적인 배달원(라이더) 확보를 위해 건당 6000~6500원까지 최소 배달비 보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시범 도입한 배달비 리워드 프로그램을 확정, 오는 9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배달비가 3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2021.8.31/뉴스1
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서울지역 입점업체의 프로모션 혜택을 종료하고 주문액의 9.8%인 주문중개수수료와 주문건당 배달비 5400원을 받기로 했다. 당초 쿠팡이츠의 주문중개수수료는 15%, 배달비는 6000원이었으나 입점업체를 늘리기 위해 지난 2019년 5월 서비스 출시 당시부터 수수료 1000원에 배달비 5000원만 받는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와이즈앱 조사 결과 지난해 1월 쿠팡·쿠팡이츠 주문건당 평균결제금액이 3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배달수수료와 부가세 등을 포함해 사실상 기본 배달비 1만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사진=뉴스1
한 자영업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종 특성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하라고 하지만, 어떤 요금제를 적용해도 배달비가 올라간다"라며 "최저임금에 물가 인상으로 힘든데 배달비까지 치솟아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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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최대치로 인상하겠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쿠팡이츠는 배달비 5400원 중 최대 4000원까지 소비자가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통상 2000~3000원 내외였던 배달팁이 4000원으로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배달발 물가인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배민원' 배달비 인상 동참하나…업계 '촉각'
업계에선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배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속 배달수요가 폭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선 배달비가 건당 2만원까지 치솟았지만, 배민과 쿠팡이츠는 음식점주에게 받는 5000원을 제외한 잔여분은 모두 회사가 부담해왔다. 단건배달은 '팔면 팔수록 적자'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라이더 몸값이 나날이 높아가는 데다, 올해부터 라이더 고용보험 가입도 의무화되는 등 비용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최근 배민은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 지부와 배달료 산정기준을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 수준으로 변경해 배달비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이는 배민이 라이더에 지급하는 비용으로, 자영업자가 내는 배달비엔 변동이 없다. 그러나 배민 수익성이 악화하면 '제살 깎기' 주범인 배민원 배달비에도 변동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업계 1위인 배민까지 배달료 인상에 동참하면 자영업자가 타격을 입고 소비자들의 배달팁도 현재보다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긴 했지만, 예전보단 배달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변경한 건 사실"이라며 "프로모션 비용으로는 단건 배달을 감당할 수 없다보니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앱 업계가 적자를 감수하며 돈을 쏟아붓는 방식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