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와 완전결별한 세종메디칼…'코로나약·마이크로니들' 힘 싣는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1.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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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일가 조성환 대표 사임
먹는 코로나19 약 개발 '제넨셀' 최대주주
백신 패치화 TF 연구도 진행

세종메디칼 본사 전경/사진=세종메디칼 홈페이지 캡처세종메디칼 본사 전경/사진=세종메디칼 홈페이지 캡처


의료기기 제조업체 세종메디칼 (412원 ▲87 +26.77%)이 이재철 세종메디칼컴퍼니(구 타임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했다.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남았던 창업주 일가가 최근 대표에서 물러난데 따른 것.

3일 세종메디칼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조성환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재철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조성환·정현국 각자대표 체제에서 조성환·이재철 각자대표 체제로 바뀐지 불과 3개월 만에 일어난 변화다. 세종메디칼 관계자는 "인수인계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조 대표가 사임한 것"이라며 "창업주 일가와 완전 결별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기기, 미세침습기기 등 의료용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1996년 세종기업으로 설립돼 2010년 세종메디칼로 사명을 바꿨다. 코스닥 시장에는 2018년 상장했다. 조성환·정현국 전 대표는 이러한 세종메디칼의 창립 멤버였다. 정 전 대표가 창업주, 조 전 대표는 정 전 대표의 처남으로 설립부터 동고동락했다.

굳건하던 이들 체제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해 8월이다. 두 전 대표를 포함해 창업주 일가가 보유 지분을 세종메디칼컴퍼니에 넘기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세종메디칼컴퍼니는 2016년 설립된 뒤 벤처기업 투자, 경영자문 등에 주력해온 회사다. 지난해 매출액 92억원, 순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보유 중인 세종메디칼 지분은 16.67%다.



정 전 대표는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대표직에서 내려왔는데 조 전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했다. 당시 세종메디칼컴피니 측은 "조 대표가 진행하던 사업을 차질없이 이어가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이음새 역할을 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온전한 이 대표 체제가 되면서 세종메디칼 변화에는 보다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메디칼은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 이후 대대적인 쇄신을 꾀해왔다. 이일섭 지트리비앤티 상무를 영입하는 등 경영진을 교체했고 정관 변경을 통해 의약품 및 백신 패치의 연구개발·제조·판매,백신·바이오 연구·개발·제조·상업화·유통 등의 사업을 추가했다.

지난 10월에는 제넨셀에 113억원을 투자, 지분 23%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도 올랐다. 제넨셀은 정용준·이성호 대표가 이끄는 천연물 기반 신약개발 기업이다. 2016년 강세찬 경희대 교수가 설립한 뒤 천연물 소재 기반 대상포진 치료제, C형간염 치료제 등을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먹는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ES16001' 개발로 주목받고 있다.


세종메디칼 관계자는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자국 제품을 애용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등 의료기기 시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다른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었다"며 "의료기기와 의약품 간 시너지가 날 것으로 생각했고 특히 시기, 결과를 봤을 때 제넨셀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분을 인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세종메디칼은 제넨셀, 한국파마와 함께 ES16001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여기에서 세종메디칼은 글로벌 시장 유통, 판매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앞선 관계자는 "(임상)결과는 연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인도 임상 결과가 좋았던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단 세종메디칼 실적에는 판매가 이뤄져야 반영된다.

올해 세종메디칼은 마이크로니들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마이크로니들은 수백 마이크로미터 길이의 미세바늘을 이용해 피부의 각질층을 통과해 피내로 유효성분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전달 시스템(TTDS)이다. 백신 주사제의 패치제 전환 성장성을 주목하고 지난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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