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새해 메시지를 통해 던진 경영 화두다. 2019년 새해 메시지에서 '게임 체인저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후, 현대차그룹이 고객과 인류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온 신성장 동력의 가시적인 성과들을 고객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올해 현대차그룹 신년회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HMG Park)'를 활용해 진행됐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다. 현대차그룹은 이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전 세계 임직원들이 자신만의 아바타로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정 회장도 이날 현대차그룹 메타버스의 '라이브 스테이션(Live Station)' 무대에서 영상을 통해 전 세계 임직원들과 새해 메시지를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시대의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동화 상품의 핵심인 모터·배터리·첨단소재를 비롯한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연구개발-생산-판매-고객관리의 전 영역에서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한다.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 5(현대차), EV6(기아 (113,900원 ▼400 -0.35%)), GV60(제네시스)을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올해는 아이오닉 6(현대차), GV70 전동화모델(제네시스), 니로 EV·EV6 고성능 모델(기아)을 출시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친환경차 대중화 차원에서 국내·외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전동화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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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전기차와 수소는 다양한 모빌리티(이동수단)와 산업분야의 동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고 그룹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래 가능성을 인류의 삶과 고객의 일상에 구현하는 토대인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면서 "우수인재가 있는 곳에 AI 연구소를 설치해 관련 분야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개방형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 네트워크 강화, 소프트웨어 코딩 대회와 개발자 컨퍼런스 등 개발자들의 창의성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이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현대차 자체 구축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HMG Park) 이벤트 컨벤션 입구/사진제공=현대차그룹
'로보틱스' 분야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모빌리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의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그룹 일원이 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올해 서비스 로봇인 '스팟'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이어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를 시장에 선보이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현대차 (246,500원 ▲1,500 +0.61%)그룹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로보틱스 기술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인류 사회에 가져올 미래 변화상을 소개하고, 로보틱스의 역할과 비전을 제시한다.
상용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정 회장은 "이동의 영역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UAM은 '최상의 품질을 갖춘 천상의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의미를 담은 '슈퍼널(Supernal)'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2028년 상용화 목표를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UAM 법인명을 '슈퍼널(Supernal)'로 확정하고, 안전한 기체 개발과 UAM 상용화를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UAM 기체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UAM 수직 이착륙장 건설, 통신 인프라 및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UAM 사업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주요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완성차 이외의 사업부문에서도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와 밸류체인을 재정비하고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물류, 신소재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키워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디테일한 품질 관리·확보 거듭 강조..ESG 경영으로 동반성장 선순환 구조 마련모든 임직원들의 노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한 디테일한 품질 관리·확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에도 "고객존중의 첫걸음은 품질과 안전"이라며 "다른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할 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은 아울러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이 확장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일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며 경쟁력을 키워내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환경과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 자체 구축 메타버스 플랫폼 현대차그룹 파크(HMG Park)/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요 그룹사들이 'RE100' 참여를 선언하며 전세계 사업장에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224,500원 ▼2,500 -1.10%)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탄소중립 청사진도 공개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도전에 대한 많은 어려움과 불안감이 있겠지만 '고객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여정에 긍정의 에너지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