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 기름을 누가 사나"…석유 대신 태양에 투자하는 산유국들

머니투데이 두바이(UAE)=민동훈 기자 2022.0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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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중동편(上)

편집자주 화석 연료에서 청정 에너지로, 탄소중립을 향한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해내기 위한 에너지대전환의 큰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청정 에너지가 구현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치열한 경제 전쟁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와 탄소중립 이슈를 주도해온 머니투데이는 2022년 새해를 맞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동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현장을 돌아보는 '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를 연재합니다.

"30년 뒤 기름을 누가 사나"...석유 대신 태양에 꽂힌 산유국들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Solar Park, MBRM)'의 홍보관인 솔라 이노베이션 센터/두바이(UAE)=김성운 MTN PD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Solar Park, MBRM)'의 홍보관인 솔라 이노베이션 센터/두바이(UAE)=김성운 MTN PD


#초 겨울임에도 한낮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나들었다. 지난해 11월24일, UAE(아랍에미리트)의 토후국 두바이는 서울의 한여름과 다를 바 없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두바이 국제공항 앞에서 차를 타고 1시간 남짓 달렸다. 끝없이 펼쳐진 황량한 사막 풍경과는 사뭇 이질적인,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첨탑이 눈에 들어온다. 두바이가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단일 부지 태양광·열 복합 발전소인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BRM Solar Park)의 홍보관인 '솔라 이노베이션 센터'다. 석유 경제에서 벗어나 '탄소중립'(Net Zero)으로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석유로 먹고 살아온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산유국들이 역설적으로 석유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수소,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다. 전 세계적인 물결인 탄소중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걸 중동 산유국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산유국들의 운명은 이제 '석유'가 아닌 '탈(脫) 석유'에 달려있다.

1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동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사우디, UAE, 카타르, 오만 등 주요 산유국들이 최근 앞다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최근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발표한 사우디는 2030년까지 전력 생산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310MW(메가와트) 수준인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생산 용량을 2024년 27.3GW(기가와트), 2030년 58.7GW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특히 사막 지형인 사우디는 1㎡당 연평균 일사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5700~6700Wh(와트시)에 달하는 등 태양광 발전을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에 들어선 지속가능성 파빌리온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전경 / 두바이(UAE)=민동훈 기자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에 들어선 지속가능성 파빌리온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전경 / 두바이(UAE)=민동훈 기자
최근 사우디 정부는 수소를 신재생에너지 전략의 핵심으로 점 찍고 투자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 아래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사막 지대에 건설 중인 '네옴 시티(Neom city)'에선 태양광·풍력만으로 바닷물을 수전해 방식으로 분해해 그린수소(생산 과정에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를 생산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하루 650톤의 그린수소와 매년 120만 톤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국영 사우디아람코를 앞세워 세계 최대 수소수출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UAE는 중동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나라다.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통해 2050년까지 청정에너지 발전 비율을 50%까지 확대하고, 탄소 배출량을 70%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E의 최대 토호국 아부다비는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도시인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를 건설 중이다. 지난해 1월엔 아부다비 국부펀드 무바달라(Mubadala)와 국영석유회사 ADNOC, 국영지주사 ADQ 등 3사 간 수소동맹을 체결하고 수소경제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2025년이면 녹색 암모니아 2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가 아부다비 칼리파산업단지(KIZAD)에 들어설 예정이다. 다른 토호국인 두바이도 'MBRM 솔라파크'를 중심으로 총 5000M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계획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Solar Park, MBRM)'에 끝없이 깔려 있는 태양광 패널들/사진=두바이수전력청(DEWA) 유튜브 영상 갈무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Solar Park, MBRM)'에 끝없이 깔려 있는 태양광 패널들/사진=두바이수전력청(DEWA) 유튜브 영상 갈무리
카타르와 오만도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타르는 국영에너지기업 카타르페트롤리엄(Qatar Petroleum) 주도로 8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만은 2028년부터 25GW 규모의 태양광 설비와 연계해 연간 180만 톤의 그린수소를 만들어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양기모 코트라 중동지역본부장은 "전 세계적인 화두인 2050년 탄소중립을 산유국의 입장에서 보면 소비자가 사라지는 대사건"이라면서 "산유국으로선 생존을 위해 석유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반드시 탈피해야 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과 중동 산유국 간에 커다란 협력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르포]"90m 꼭대기서 봐도 끝이 안 보여"...사막을 뒤덮은 태양광
●두바이 MBRM 솔라파크 현지 취재

MBRM 솔라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DEWA 유튜브 이미지 캡쳐MBRM 솔라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DEWA 유튜브 이미지 캡쳐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남부 사막 한가운데 자리잡은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막툼 솔라파크'(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 Solar Park, MBRM 솔라파크). 44㎢(1330만평) 규모의 부지에 약 600만개의 태양광 패널이 오와 열을 맞춰 지평선까지 뻗어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그 한가운데 약 90m 높이의 첨탑이 우뚝 솟아있다. MBRM 솔라파크의 홍보관이자 두바이 신재생에너지 R&D(연구·개발) 허브 격인 솔라 이노베이션센터다. 그 꼭대기에 올라가 보면 태양광 패널 무리의 끝을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았다. 90m 높이에서 내려다봐도 광활한 사막 위에 펼쳐진 태양광 패널 단지를 한 눈에 모두 담을 순 없었다.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 시설의 위용이다.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MBRM) 솔라파크 이노베이션 센터 전경/두바이(UAE)=민동훈 기자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MBRM) 솔라파크 이노베이션 센터 전경/두바이(UAE)=민동훈 기자
MBRM 솔라파크는 두바이의 '에너지 전환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메가 프로젝트다. UAE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의 이름을 딴 발전소인 MBRM 솔라파크는 지난해 9월 현재 두바이에 공급되는 전기의 8%를 책임지고 있다.

2013년 10월 가동을 시작한 뒤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단일 태양광 발전 시설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지만, 아직도 설비확장 공사는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24일 MBRM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만난 MBRM 솔라파크 총괄이사 에이샤 압둘라 라쉬드 알루에이미(Aaesha Abdulla rashed Alnuaimi) 박사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두바이(UAE)=민동훈 기자지난해 11월24일 MBRM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만난 MBRM 솔라파크 총괄이사 에이샤 압둘라 라쉬드 알루에이미(Aaesha Abdulla rashed Alnuaimi) 박사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두바이(UAE)=민동훈 기자
세계 최대 태양광·태양열 복합 발전단지..."24시간 발전기 돌린다"
이노베이션센터에서 만난 MBRM 솔라파크의 총괄이사 아이샤 압둘라 라쉬드 알누에이미(Aaesha Abdulla rashed Alnuaimi) 박사는 "이곳은 두바이의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뒷받침할 청정 기술 혁신 허브"라며 "청정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혁신을 도모하고 (기술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누에이미 총괄이사에 따르면 이곳엔 태양광을 시간당 약 1000MW(메가와트)로 변환해 약 32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600만 개의 태양광 패널을 갖추고 있다. 태양광 패널은 높은 성능수준을 유지하도록 자체 청소기능까지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태양광 패널들은 거대한 MBRM 솔라파크 프로젝트의 일부일 뿐이다. MBRM 솔라파크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500억디르함(약 16조원)을 투입해 총 5GW 규모의 태양광·열 복합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2013년 13MW 용량의 1단계 발전기가 첫 가동했으며 2016년 2단계, 2017년 3단계, 지난해 4단계 가동을 시작했고, 곧 5단계의 가동을 앞두고 있다.

"30년 뒤 기름을 누가 사나"…석유 대신 태양에 투자하는 산유국들
현재는 총 5단계 프로젝트 중 4단계에 도달한 상태다. 1~4단계까지 설비용량은 약 2GW에 달한다. 5단계까지 완공되면 총 5GW와트 규모의 설비를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열 복합 발전소가 된다. 통상 원전 1기의 용량이 1GW 안팎임에 비춰볼 때 태양광·열 발전만으로 원전 5기 정도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두바이 전체 전기의 25%를 태양광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현재 발전단가(LCOE)는 1kWh(키로와트시)당 2.99센트에 불과하다. 5단계가 완료되면 단가는 1kWh당 1.69센트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알누에이미 총괄이사는 "현재 구축된 3단계 이후 태양광 발전 설비의 경우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태양열 추적 시스템을 갖췄다"며 "고정 설치에 비해 발전량이 20~30% 높다"고 설명했다.

MBRM 솔라파크의 백미는 4단계 프로젝트부터다. 4단계에선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이 함께 이뤄진다. 태양열 발전은 태양전지 대신 거울을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중앙에 위치한 타워에 집중시킨 뒤 이 열로 수증기를 발생시켜 발전기를 돌리는 방식이다. MBRM 솔라파크는 태양열 반사판 한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260미터짜리 '집중형 태양열 발전'(CSP) 타워를 세웠다.

MBRM 솔라파크 이노베이션 센터에 공개돼 있는 집중형 태양열 발전 설비 모형/두바이(UAE)=민동훈 기자MBRM 솔라파크 이노베이션 센터에 공개돼 있는 집중형 태양열 발전 설비 모형/두바이(UAE)=민동훈 기자
7만개에 달하는 반사판(헬리오스타트)으로 모은 열은 타워 안의 질산염 등을 녹인 '용융염'(molten salt)에 저장된다. 섭씨 26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액체가 된 용융염은 많은 열을 저장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야간에 수증기를 발생시켜 100MW의 전기를 생산한다. 통상 열 에너지 저장은 전기 에너지 저장보다 10배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타워는 15시간 동안 열을 저장할 수 있다. 즉 태양이 없어도 밤새 계속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막이긴 하지만 넓은 평지를 갖고 있는데다 여름 기온은 낮에는 최고 섭씨 40도에 달할 정도로 더운 두바이의 기후와 환경에 적합한 방식이다.

"굿바이 화석연료"…두바이의 '탄소중립' 도전장

MBRM 솔라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두바이(UAE)=민동훈 기자MBRM 솔라파크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두바이(UAE)=민동훈 기자
MBRM 솔라파크를 위시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두바이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전략이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총리는 지난해 10월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 개막식에서 '2050 탄소중립(Net Zero) 달성 계획'을 발표했다. 중동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은 두바이가 속해있는 UAE가 처음이다.

그는 "UAE는 재생에너지 분야에 6000억 디르함(약 194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등 청정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시스템을 탄소중립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기회를 활용해 개발, 성장,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UAE를 비롯해 두바이는 지금껏 발전량 가운데 80% 이상을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다. 자체 생산량만으로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 인근 카타르에서 꾸준히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에너지 전략 2050'을 수립한 것도 이러한 해외 의존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에너지 생산에서 탄소 배출량을 7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대대적인 확대가 불가피하다. 두바이는 민간 투자자에게 40% 수준의 지분을 허용하는 IPP(민자발전소) 형태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해외 자본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MBRM 솔라파크 3단계 사업의 경우 지분의 60%는 DEWA가 갖고 있고 나머지는 아부다비미래에너지회사(마스다르)와 EDF(프랑스전력공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최근 두바이 정부는 272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두바이 그린펀드(Dubai Green Fund)를 조성해 신재생에너지 신규 투자에 활용키로 했다.

알누에이미 총괄이사는 "2030년까지 두바이 에너지의 25%를 청정에너지에서 얻고, 2050년까지 이 비중을 75%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뜨거운 태양과 사막의 바람, '脫석유 시대' 축복이 되다

요르단 타필라 지역에 남부발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요르단 대한풍력 발전단지' 전경./사진제공=한국남부발전요르단 타필라 지역에 남부발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요르단 대한풍력 발전단지' 전경./사진제공=한국남부발전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140㎞ 떨어진 타필라 지역 사막. 112m 높이의 풍력발전 터빈 15개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7월31일 한국남부발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요르단 대한풍력 발전단지'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앞으로 20년간 타필라 지역 5만여가구에 공급된다.

석유가 묻혀 있다는 것 말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처럼 여겨졌던 중동의 사막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보고로 거듭나고 있다.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내달리면서 '탈(脫) 석유' 시대의 도래가 기정사실화 된 지금. 중동의 산유국들마저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과거 원유·가스 등 화석에너지 중심이었던 중동 에너지 시장이 최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위지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일조량이 풍부하고 강수량이 적은 중동지역은 태양광 활용에 적합한 환경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30년 뒤 기름을 누가 사나"…석유 대신 태양에 투자하는 산유국들
중동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아직 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에너지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국부펀드 등 막대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중동 프로젝트 시장 조사 업체 미드(Meed)에 따르면 2020년 중동 GCC(걸프협력회의: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카타르·오만·바레인)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발주액은 153억3000만달러(약 18조3000억원)로 전년 129억9000만달러(약 15조5000억원)에 비해 18% 늘어났다.

국가별로 보면 프로젝트 발주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48억5000만달러(5조8000억원)로 가장 크고 UAE(아랍에미리트)가 40억9000만달러(4조9000억원)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쿠웨이트 26억7000만달러(3조2000억원) △오만 20억1000만달러(2조4000억원) △카타르 13억3000만달러(1조6000억원) △바레인 3억8000억 달러(4500억원) 순이었다.

중동국가들은 IPP(민자발전)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IPP의 경우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먼저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적고, 정부가 단독으로 발주하는 플랜트 공사에 비해 가성비가 높은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중동지역 대부분의 신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IPP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양기모 코트라 중동지역본부장은 "중동지역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특징은 현지화 정책 추진을 통한 자국기업 보호와 자국민 고용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 입장에선 법인 설립, 생산공장 건설, 기술이전 등 현지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한 진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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