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난 이재용 "호주까지 가서 원자재 확보해줘 감사"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1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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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12.27.[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2021.12.27.


"최근에 호주까지 가 주셔서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또 기업계나 산업 전체에 확보를 위해서 애를 써 주신 점,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감사 인사드립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지난 12~15일 호주 국빈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문 대통령의 자원외교에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문 대통령을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다.



이날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등은 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청년희망 온(ON)' 오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기업 총수들은 문 대통령이 최근 호주를 방문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관한 업무협정(MOU)을 체결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청과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



구광모 회장도 문 대통령에게 "배터리의 원재료인 리튬·코발트 등의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호주와 핵심광물 MOU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활로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 역시 "호주와 공급망 MOU를 통해 배터리 양극재에 필요한 리튬, 니켈, 흑연 등 공급망이 안정화됐다"며 문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해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대한 감사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영민 비서실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호승 정책실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2021.12.27.[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영민 비서실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구광모 LG 회장, 이호승 정책실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2021.12.27.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민관 협업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인 에 참여해준 기업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부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삼성의 '인재제일' 경영철학과 관련해 "절대 저도 잊지 않겠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인데 청년들이 주저앉는 세대가 안 되게 경영하고 투자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은 6G 연구 진행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질문에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서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6G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통신뿐만 아니라, 백신과 반도체 산업에서도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산업에서 백신과 반도체도 불확실성이 큰 분야"라며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므로, 이를 따라가기 위해 더욱 안전망을 갖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문 대통령과의 오찬은 지난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첫 공식 석상 대면이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청년희망 프로젝트에 참여해줘서 고맙다"라고 재차 감사 인사를 하면서 "엄중해지는 국제질서 속에 기업 간에 서로 돕고, 필요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해주고,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광주형 일자리에서 생산한 차량이 올해는 1만2000대였는데 반도체 문제 때문에 1만 대로 줄었다"며 "내년에는 5만 대 정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 역시 "호주에 가서 자원외교를 해주신 데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며 "자원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어 앞으로도 힘든 상황이 예상되는데, 자원외교를 계속 더 많이 해주시면 열심히 쫓아서 같이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진 오찬간담회에서 정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주셨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라면서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라고 인사를 전했고, "차량용 반도체에서 삼성과 현대차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2021.12.27.[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6대 기업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최태원 SK주식회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2021.12.27.
최태원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SK는 사회적기업 지원을 통해 고용의 효과가 조금 더 올라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라며 "청년 인재 양성과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 협력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어진 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위탁 생산하는 노바백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가능한 빨리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 백신은 독감백신과 같은 갑산항원방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가 나면 곧바로 출시해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내 대학, 스타트업과 협력해 더 많은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하고 전문화된 교육 콘텐츠와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어진 간담회에서 "대학의 계약학과에 디스플레이 학과가 추가돼 기업과 청년이 윈윈할 수 있게 됐고, 점진적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말한 계약학과는 LG디스플레이가 연세대학교와 국내 최초 채용 연계형 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설립한 것을 말한다. 2023년부터 30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최정우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 "포스코는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철강을 넘어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이렇게 넓혀 가고자 한다"라며 "특히 이차전지, 소재, 수소 등으로 새로운 친환경 핵심기반 사업을 이렇게 넓혀 가고 있는데, 이런 투자를 확대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수소환원제철이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느냐'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2040년 정도에는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이란 고로에 석탄을 넣어 철을 뽑아내는 방식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기술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2021.12.27.[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희망 온(ON) 참여기업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2021.12.27.
구현모 KT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IT 인력의 부족을 절실하게 느낀다"라며 "IT 인력의 연봉 수준이 문과를 졸업생보다 2배 정도 되고, 많게는 8000만원까지도 받는데, 인력을 구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구 대표는 "디지털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은 모든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데, 고급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KT는 내부 인력 재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면서 청년 디지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을 통해 "6대 기업은 앞으로 3년간 청년일자리 18만여 개를 창출하고 교육훈련과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셨다"면서 "훌륭한 결단을 내려 주신 기업인 여러분께 직접 감사드리고 이러한 노력이 민간 기업에 더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4일 정부가 발표한 신년 특별사면 인사에 포함된 가운데 이 부회장은 사면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재계에선 이날 간담회에서 직간접적으로 사면과 관련한 발언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행사에서 현재 가석방 상태인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관련 요청 등이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고 비정치적인 주제에 한정해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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