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바다' 공유·배두나 달에 간 이유…우주자원 쟁탈전 한국도 뛰어든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12.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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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민간 주도 우주산업 태동…'우주광물·위성인터넷·궤도상서비싱' 新우주사업으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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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스틸사진/자료=넷플릭스‘고요의 바다’ 스틸사진/자료=넷플릭스


넷플릭스의 우주SF(공상과학) 스릴러 '고요의 바다'는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5년 전 사고로 폐쇄된 달탐사기지 '발해기지'에서 희귀물질 '월수(月水)'를 회수하는 과정을 그렸다. 월수는 무한대로 증식이 가능한 물로 척박해진 지구를 구원할 존재로 비춰지나 한편으론 통제가 어려워 인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 물질로 묘사된다.

월수는 어디까지나 가상의 물질이지만 자원 고갈로 황폐해진 지구를 벗어나 달을 포함한 외계 행성에서 필수 자원을 찾는 탐사임무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전기차, 반도체 등의 핵심소재이나 지구에 부족한 희토류나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인 헬륨-3 등을 달·화성·소행성 등에서 채취하려는 시도가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2012년 창업한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는 소행성에 있는 광물 자원을 채굴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룩셈부르크 정부다. 룩셈부르크는 이 회사에 약 2800만달러(약 333억원)를 투자했다. 미국 우주개발기업 스페이스X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아 광물자원 연구를 위한 달 착륙선을 오는 2024년 보낼 계획이다.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함께 내년쯤 달 탐사선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우주 자원 탐사 및 개발 사업 촉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며 아이스페이스의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우리나라도 달 탐사에 뛰어들었다. 국내 민간기업들이 핵심 부품 개발·제작에 나선 '한국형 달궤도선'(KPLO)이 2022년 8월 발사를 앞뒀다.



이 같은 달 탐사 계획에서 특징적인 점은 정부가 모든 일을 주도하기보다는 민간 기업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민간 우주기업 중심의 우주 개발을 '뉴스페이스'(new space)라고 부른다. 이제는 우주에서도 돈을 버는 상업용 우주시대를 맞이했다는 의미다. 민간 우주기업이 한 축을 이룬 우주 사업은 현재 광물 채굴뿐 아니라 다각도로 전개 중이다.

'고요의 바다' 공유·배두나 달에 간 이유…우주자원 쟁탈전 한국도 뛰어든다
제2의 우주 인터넷 시장 열린다…韓도 성장 잠재력 지녀
우주산업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관심을 받는 우주산업 분야는 1500km 이하 저궤도 '위성 통신'이다. 현재 5G(5세대 이동통신)은 고도 120m까지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저궤도 위성통신망은 사막, 남극, 바다 한가운데, 높은 산 등 인류가 생활하는 모든 곳에서 고속 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현대차 등 모빌리티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중인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교통수단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미국 스페이스X는 해당 사업인 '스타링크'를 위해 현재까지 1085기의 위성을 발사했으며, 일부 지역에선 월 99달러(12만원)에 베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블루오리진도 '프로젝트 카이퍼'라는 위성 인터넷 사업을 추진중이다. 위성 3236기를 띄워 기가바이트급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영국의 우주 스타트업 원웹도 1차로 위성 650기를 올려 2021년 10월까지 북위 50도 북극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엔 한화시스템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저궤도 위성 전문업체인 쎄트렉아이, 해상용 안테나 시장 점유율 1위인 인텔리안, 통신탑재체를 탑재한 천리안 위성 1호 등 관련 개발 이력들을 확보한만큼 2세대 우주 인터넷 시장을 개척해 나갈 능력이 충분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페이스X의 화물운송 로켓 ‘펠컨9’/사진=스페이스X스페이스X의 화물운송 로켓 ‘펠컨9’/사진=스페이스X
궤도상서비싱·우주관광 블루오션 각광
우주궤도에서 비행하는 인공물체를 대상으로 △연료 재급유 △수리·점검·교체·업그레이드 △궤도 견인 등을 지원하는 '궤도상서비싱'(On-Orbit-Servicing·OOS) 사업도 최근 떠오르는 블루오션이다.

미국 대표 방위산업체 노스럽그러먼은 2020년 2월 세계 최초로 위성 수명 연장 서비스를 제공했다. 임무연장1호 위성이 방송통신위성인 인텔샛 IS-901에 도킹한 뒤 우주 무덤에서 정상궤도 영역으로 이끌고 내려와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자세와 궤도를 바라잡아 준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김해동 책임연구원은 "이 서비스 대가는 5년간 약 780억원으로 수천억원의 개발비로 발사한 정지위성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서비싱 할수 있도록 해 위성 운용회사는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도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다. 궤도상서비싱의 핵심기술인 랑데부·도킹, 근접운용, 모의 우주물체 포획 기술들을 시험하기 위한 엘사(ELSA)-d라는 위성을 발사했다.
우주청소선/자료사진=ESA우주청소선/자료사진=ESA
이밖에 우주관광은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버진갤럭틱 등 3곳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다만, 탑승권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아직까지는 억만장자들만의 전유물로 통한다. 블루오리진의 우주여행 티켓의 경매 낙찰가는 2800만 달러(334억원)에 달했다.

우리 정부도 내년부터 뉴스페이스 시대 주인공을 본격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기술 이전을 통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하는 후속사업을 펼치고 기업 전용 발사체 발사장을 구축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산업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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