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에 알레르기가 있던 한 지인은 새우초밥이나 대하 구이는커녕 젓새우가 들어간 김치도 먹지 못했다. 어느날 큰 마음을 먹고 대하 구이를 덥썩 베어 문 그는 이후 일주일간 목과 입이 퉁퉁 부어올라 말을 제대로 못할 정도로 고생했다. 고생을 끝낸 뒤 남긴 평은 다음과 같았다. "너무 아파서 힘들었지만, 새우라는 게 무척 맛있는 음식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통발에 잡혀 올라오는 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우리에게 익숙한 새우들로는 보리새우, 대하, 젓새우 등이 있다. 이외에도 건새우로 많이 쓰이는 꽃새우, 도널드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방한으로 유명해진 독도새우(도화새우·물렁가시붉은새우·가시배새우)가 있다.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어획량을 집계하는 새우는 △보리새우 △대하 △중하 △꽃새우 △젓새우류 △닭새우류 △기타 새우류 등이다. 비싼 가격으로 큰 마음 먹고 영접해야 하는 독도새우는 '기타 새우'로 분류된다.
고려시대에도 새우를 즐기던 한민족
김장에 빠질 수 없는 새우젓. 족발이나 보쌈집에서도 톡톡히 제몫을 한다. /사진=수협쇼핑
젓새우 역시 조선 정조 시기 '일성록'에 언급된다. 황해도 감사 이시수가 정조대왕과 자하로 담근 젓갈(자하젓) 운반을 두고 문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양으로 젓갈을 옮길 때 수로로 옮기면 좋은데 비용이 많이 들어 폐단이 있고, 육로로 옮기면 말에 싣고 다닐 때 이리저리 흔들려 맛이 변한다며 고민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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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를 분류하는 방법 '수상새아목'과 '범배아목'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수상새아목은 수정한 알을 몸에 붙이지 않고 바다로 방출해 키우기에 두번째 복부 마디가 그리 크지 않다. 반면 범배아목은 수정한 알이 부화할 때까지 복부에 붙이고 키우기에 두번째 마디가 첫번째 마디의 위로 올라올 정도로 넓어진다.
닭새우·꽃새우는 '독도새우'가 아닙니다
대하.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젓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중하.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꽃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닭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보리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새우 길이를 재는 방법 '두흉갑장'
걷는 다리와 수영하는 다리가 나뉘어있는 새우. /사진=국립수산과학원
그래서 나온 측정법은 '두흉갑'을 재는 것이다. 눈 바로 뒤쪽부터 대가리를 이룬 껍데기의 끝까지 재는 방식이다. 현재 수산자원관리법에서 금어기를 지정한 닭새우의 경우 두흉갑장 5㎝ 이하, 펄닭새우의 경우 두흉갑장 10㎝ 이하로 지정돼있다. 이를 넘기지 못한 새우를 잡는 경우 최대 80만원의 과태료에 처해진다.
또 하나의 TMI. 새우 다리는 총 20개다. 앞다리 5쌍(10개)은 걷는 다리, 뒷다리 5쌍(10개)은 수영하는 다리다. 그런데 수산과학자들이 갑각류 중 새우를 분류할 때는 걷는 다리만 '진짜 다리'로 쳐준다. 그래서 새우를 '십각목'에 넣는다.
2000년 중반 대하 대량폐사…이후 대세가 된 흰다리새우
(위)왼쪽의 대하 뿔이 오른쪽의 흰다리새우보다 길다. (아래)측면에서 비교해도 뿔 길이의 차이가 명확하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우리나라 새우양식 생산량은 지난해 약 8000톤, 수입량은 8만톤으로 국내 소비량의 90%는 냉동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대하는 우리나라 서해안에 국지적으로 서식하고 있는 품종으로 가치가 높으나 질병에 약하고 경제성이 흰다리새우보다 낮아 양식 종으로 회복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이오플락을 적용한 대하 양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하의 부족한 어획량을 채우기 위해 일부 상당수의 유통현장에서는 양식산 흰다리새우가 대하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가 있다. 김수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흰다리새우와 대하를 구변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마에 달린 '뿔'의 길이"라며 "이마 뿔이 길면 대하, 짧으면 흰다리새우"라고 설명했다.
계란보다 콜레스테롤 적은 대하, 동맥경화·고혈압도 예방
감바스 알 아히요. /사진=최우영 기자
김수경 연구사는 "새우는 필수 아미노산과 글리신 함유량이 많고 껍질 역시 키토산과 단백질, 무기질이 풍부하다"며 "특히 머리와 꼬리에 키토산과 타우린이 풍부하며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도 좋고, 성장 발육 및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대하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100g 당 296㎎으로 계란(630㎎)보다 훨씬 적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떨어뜨리는 불포화지방산과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어 동맥경화, 고혈압,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이라며 "국민들이 맛있는 새우를 건강하고 착한가격에 즐기실 수 있도록 국립수산과학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맛있어지는 새우
어획된 자연산 대하. 한 마리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대한민국 수산대전에는 전통시장부터 오프라인 마트, 온라인 쇼핑몰, 생활협동조합, 수산유통 스타트업 등 수산물 주요 판매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대형마트 8개사(이마트·홈플러스·농협하나로유통·롯데마트·GS리테일·메가마트·서원유통·수협마트) △온라인 쇼핑몰 15개사(11번가· 컬리·쿠팡·한국우편사업진흥원·이베이코리아·수협쇼핑·위메프·오아시스·SSG.com·CJ ENM·더파이러츠·GS홈쇼핑·롯데온·인터파크·꽃피는아침마을) △생협 4개사(한살림·아이쿱·두레·행복중심 생협) △수산 창업기업 4개사(얌테이블·삼삼해물·풍어영어조합법인·바다드림)에서 사시사철 할인 쿠폰을 뿌린다.
행사기간에 맞춰 생선을 주문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20% 할인에 참여업체 자체 할인을 더해 반값에도 구입할 수 있다. 제로페이앱을 쓰면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수산물 상품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갑자기 전국에 찾아온 폭설로 몸이 얼어붙는 요즘, 노릇노릇 익어가는 대하구이로 건강과 기력을 함께 되찾아보는 건 어떨까.
맛있는 대하 소금구이.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