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에 '친박 총결집'...400여명 병원 앞에서 "쾌유 기원"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박수현 기자 2021.12.2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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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모인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앉아있다. /사진=홍효진 기자24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모인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앉아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진실은 밝혀진다!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회복!"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진 24일 오후. 친박계 정당인 우리공화당이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석방 기념 집회를 벌였다. 정부가 이날 오전 2022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박 전 대통령을 포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친박 성향 지지자들이 총결집한 것이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모인 우리공화당 당원들은 막대 모양의 흰색 야광봉과 '박근혜 대통령 쾌유기원'이란 글귀가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 이들은 전광판이 설치된 트럭 앞에 모여 앉아 애국가를 부르고 포스터를 흔들며 열렬한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24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멸사면을 축하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 설치된 트럭 전광판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홍효진 기자24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멸사면을 축하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 설치된 트럭 전광판에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정부는 이날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국민통합 관점에서 사면 복권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오는 31일 수감된 지 1737일(4년 9개월) 만에 석방된다. 2017년 3월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 혐의로 징역 22년이 확정돼 사면이나 가석방이 없었다면 87세가 되는 2039년까지 복역해야 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전부터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앞으로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모여들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보수 성향 인사들이 "박근혜 대통령 사면 환영"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기도 했다. 집회 시간이 가까워지자 현장에선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왔고 풍선이 띄워졌다.



당초 이번 집회에서 신고된 참석 인원은 299명이었으나 현장에는 400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모였다. 사전에 준비된 좌석에 앉지 못한 150명 가량의 참석자들은 길 건너편 인도에 서서 집회를 지켜봤다. 경찰은 참석자들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여부와 인원 수를 확인하며 집회 현장을 통제했다.

집회는 오후 5시30분쯤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축하하고 건강을 기원하기 위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 행사로 시작됐다. 이어 △개회사(한상수 당 최고위원) △대회사(임덕기 당 고문) △성명서 낭독(제훈호 당 사무총장)을 비롯, 강민수 당 청년위원장과 김점분 여성위원장, 조 당 대표 등의 연설 순으로 이어졌다.

몇몇 지지자들은 개회사 직전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회사가 끝난 뒤에는 우리공화당 주제곡에 맞춰 야광봉을 흔들며 큰 목소리로 합창을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삼각대까지 설치해두고 스마트폰으로 집회 현장을 유튜브 생중계하기도 했다.


24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집회 현장에 참석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사진=홍효진 기자24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정문 앞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집회 현장에 참석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사진=홍효진 기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점등식을 마치고 "박근혜 대통령께서 오늘 사면·복권되신 건 자유우파 국민의 승리"라며 "불법·거짓 탄핵 무효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자. 명예회복을 통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함께 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 힘든 고통의 시간을 말 한마디 하지않고 지켜주시고 이겨내 주신 박근혜 대통령께 모든 국민들이 감사를 전한다"며 "하루빨리 쾌차해 국민의 품으로 함께 해줄 것을 우리 모두가 기도하고 기원드린다"고 덧붙였다.

성명서 낭독을 맡은 제훈호 우리공화당 사무총장은 "무려 1730일, 4년9개월간 자행된 문재인 좌파독재정권의 천인공노할 정치보복과 인권유린에 맞서 꿋꿋하게 옥중 침묵투쟁을 하신 박근혜 대통령께 우리공화당은 국민을 대신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사사로운 이익이나 뇌물을 받은 적이 없는 누구보다도 깨끗한 대통령"이라며 "거짓촛불이 자행한 불법·거짓탄핵의 진실을 밝히고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회복운동을 국민과 함께 전개하겠다. 죄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45년 구형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집회는 약 2시간 동안 이어지다 저녁 7시40분쯤 무력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한뼘 정도의 거리를 두고 배치된 좌석 탓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명무실한 모습이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내리고 돌아다니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건너편 인도에 모여있던 지지자들도 가깝게 붙어선 채로 현장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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