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이제 그만 팔래요" 동학개미의 변심…2.6조 던졌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12.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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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4개월여 만에 8만전자를 탈환한 가운데 엇갈린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 행태가 눈에 띈다. 매수세로 상승을 견인한 외국인과 달리 개인은 삼성전자의 '국민주'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팔아치웠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 하락과 차익실현 수요가 개인들의 매도세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24일 오전 11시 35분 현재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전 거래일 대비 600원(0.75%) 오른 8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장중 8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대로 마감한다면 지난 8월 10일(종가 8만200원) 이후 4개월여 만에 종가 8만원선을 넘게 된다.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25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2조5783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국내 증시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다. 2위인 SK하이닉스(5975억원)와 비교해도 압도적 1위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 규모(3조455억원)의 84.7%를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2조6587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달 개인 순매도 1위와 외인 순매수 1위 종목에 동시에 오르게 됐다.

삼성전자는 '국민주'로 불릴 만큼 개미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던 종목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왜 개인들의 이탈이 잇따랐을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전반에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미진해진 점을 꼽는다. 12월(1~23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97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거래소 시장에서 모든 주체 중 개인의 매매 비중은 한때 70%를 상회했고 9월까지 60%대를 유지했다"며 "증시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개인의 매매 비중은 우하향해 5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 동력이 약화돼 추세가 살아있던 미국 주식이나 가상자산 등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다보니 국내 증시 대장주로서 대표성을 갖는 삼성전자에 대한 투심도 자연스레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미들의 '박스권 매매' 행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연구원은 "개인 매매 패턴은 상반기처럼 시세를 상방으로 이끌기보다는 저점 매수 후 짧은 기간에 차익실현을 하는 형태로 바뀌었다"며 "하락 시 매수, 상승 시 매도의 박스권 매매 패턴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8만전자 달성이 오히려 개미들에게는 차익실현 기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사업과 재고 감소로 인해 D램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D램 수요는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23%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D램 공급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주문 증가 이유는 D램 재고가 전분기 대비 30% 감소했고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서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원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트 생산 개선으로 전방 업체들의 재고는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세트 수요 전망은 조금씩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는 메모리에 대한 재고 축적 수요로 이어질 수 있고 디램 현물가격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2분기 중 메모리가 턴어라운드(업황개선)하고 비메모리 신규 수주 뉴스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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