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7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비전 2030 프로젝트 선포 5주년을 맞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 AFP=뉴스1
사우디 에너지장관을 맡고 있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알-사우드(Abdulaziz Bin Salma Al-Saud) 왕자는 지난해 10월 리야드에서 열린 기후회의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SGI)' 행사에서 수소경제 투자 계획을 소개하면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수소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며 "사우디가 수소 시장에서 관련 가장 큰 승부사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중동 산유국의 맹주로 군림했던 사우디는 '탄소중립'(Net Zero) 시대에도 수소를 앞세워 신재생에너지 대국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래신도시에 세계 최대 '그린수소' 생산기지
사우디는 그린수소 뿐 아니라 블루수소(Blue hydrogen) 프로젝트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수소를 말한다. 사우디 담만 남서쪽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 자푸라(Jafurah) 가스전에는 약 61조㎥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는 자푸라 가스전 개발을 위해 1100억 달러(약 13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우디는 2030년까지 400만톤의 블루수소를 수출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 '탈석유' 산유국 미래 먹여살린다
2038년 예정대로 완공되면 연간 175만톤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오만 정부의 설명이다. 전체 프로젝트 기준으로 1kg당 2달러 미만의 수소 생산 비용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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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의 수소경제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것은 그린수소를 공기 중 질소와 결합시켜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한다는 대목이다. 암모니아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수소보다 제조·저장·수송이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수소 운송을 위해선 영하 253도까지 온도를 낮춰 액화해 부피를 줄여야 하지만 암모니아는 영하 33도만 유지하면 된다. 부피도 작아 수소보다 1.5배 많은 양을 수송할 수 있으며 에너지밀도 역시 액화 수소보다 1.7배 가량 높아 운반을 위한 최적 대안으로 꼽힌다. 오만은 수소를 암모니아로 전환할 경우 생산 가능한 양이 99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AE(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도 수소경제 육성을 위해 지난해 1월 아부다비 무바달라(Mubadala)와 국영석유회사 ADNOC, 국영지주사 ADQ 등 3자 간 수소동맹을 체결했다. 이들은 아부다비 키자드(KIZAD) 산업단지에 800MW급 태양광 발전을 활용한 수소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2025년 완공되면 연간 20만톤의 그린 암모니아 생산이 가능해진다. UAE의 다른 토호국인 두바이의 수전력청(DEWA)도 2018년 독일 지멘스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세계 최대 태양광·열 복합 발전소인 'MBRM 솔라파크' 내에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건설, 태양광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수소경제 분야에 있어 '퍼스트무버'를 자임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향후 수소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에 대비해 수소 공급처로써 중동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10월 사우디를 방문, 사우디·쿠웨이트·UAE·카타르·오만·바레인 등 6개국이 참여하는 GCC(걸프협력회의) 측에 다자 자유무역협정(FTA) 재추진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경제 로드맵에 따라 수소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위해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생산 계획을 밝힌 중동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