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만드는 현대重도 간다···오미크론 뚫고 CES '집결'하는 韓 기업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정한결 기자, 오문영 기자 2021.12.2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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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드는 현대重도 간다···오미크론 뚫고 CES '집결'하는 韓 기업들


IT(정보기술)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 코로나19(COVID-19)를 뚫고 2년 만에 개최되는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에 예년보다 더욱 다양해진 업종의 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차세대 TV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로봇, 드론을 넘어 이제는 선박까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할 한국 기업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변혁기 주도권 못 뺏긴다···오미크론 뚫고 가는 재계 총수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 1월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 참가한다고 20일 밝혔다. CES에 현대중공업이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형상선제조사가 CES에 참석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국내 주요 재계 오너 일가 중 가장 먼저 CES 2022 참석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0월 사장 승진 이후 첫 글로벌 공식석상 데뷔전을 치르는 셈이다.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함께 현지에서 직접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트렌드를 살피는 한편 유수 기업 사업 협력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 중인 상황이지만 최고위 경영진이 미래 신사업 전환의 속도를 늦출 수는 없단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읽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예년보다 이른 인사를 실시해 미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중공업그룹 전시관 조감도/사진제공=현대중공업현대중공업그룹 전시관 조감도/사진제공=현대중공업
CES는 1967년 6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된 행사로 스페인에서 열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 독일에서 열리는 IFA(International Funkausstellung) 등과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CES는 특히 연초에 열려 많은 기업인들이 한 해 기술 트렌드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장소로 여겨진다. 전시 부스를 차리지 않더라도 수많은 고객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외 많은 B2B(기업간거래) 기업들이 이 기간 라스베이거스에서 다양한 미팅을 마련한다.


이번 CES 2022에는 160여개국으로부터 2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95개 기업이, 인터브랜드 선정 글로벌 100대 브랜드 중 77개 기업이 참가한다.

참석을 등록한 전세계 매체만 2400개 이상이다. 전시의 주제는 가전은 물론 5G, IoT(사물인터넷), 전기차, 블록체인, 로보틱스, 기계지능 뿐 아니라 이번에는 푸드기술, 우주기술,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으로까지 지평을 넓혔다.

이런 이유로 재계에서는 정 사장 외에도 주요 기업 오너들이 참석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현재 오미크론 변수 등을 고려해 참석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20 행사에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참관은 미정인 상황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CES 2020에 참석했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아직까지 참석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과 LG 측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 등에 대해서 재계는 '불참'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상황이다.

TV·오디오가 다가 아냐···전자박람회 가는 자동차·비행기·선박
코로나19 탓에 CES 직접 참가 기업 수는 CES 2020(약 4500개) 대비 줄었지만 업종은 더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전기차로 중무장한 다양한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참가한다.

CES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2에 참가하는 기업 중 약 200곳이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다. 이는 CES 2020 대비 오히려 약 30% 늘어난 수치란 설명이다. 현대차, GM, BMW, 다임러 등이 이번에도 참가하는 것은 물론 베트남 전기차 기업 빈패스트도 이번에 첫 참가한다.

CES 2020에서 델타항공이 참가해 IT가 접목한 항공의 미래를 보여줘 이목을 끌었던 만큼 이번 CES 2022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허물어지는 업종간 벽을 더 여실히 보여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번 전시회에서 중심으로 선보이는 것은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 미래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12월 설립한 자율운항·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 '아비커스'는 약 6m 크기 완전자율운항 레저보트 모형을 설치하고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 실제 대양을 항해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이밖에 △산업과 일상의 로봇화 △해양수소 밸류체인도 선보인다.

CES 2020에도 참석했던 SK는 부스 참가 관계기업 수를 더 늘렸다. SK(주),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텔레콤, SK스퀘어 등이 합동 전시관을 꾸민다. 수소, 배터리 등 친환경 관련 다양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NCM9 배터리로 CES 혁신상 2관왕에 올랐다.

두산은 (주)두산,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듀산퓨얼셀, 산업차량,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등이 함께 참가한다. '친환경 비즈니스'를 주제로 CES 2022 현신상을 받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 수직이착륙 고정익 수소드론 DJ25 등을 함께 전시한다.

(위부터)DMI 수소연료전지 수직이착륙 고정익 드론 DJ25, 두산밥캣의 올-일렉트릭 로더 'T7X'/사진제공=두산그룹(위부터)DMI 수소연료전지 수직이착륙 고정익 드론 DJ25, 두산밥캣의 올-일렉트릭 로더 'T7X'/사진제공=두산그룹
구관이 명관···삼성·LG·현대차 선보일 신기술에도 '주목'
CES 터줏대감격인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업계는 코로나(COVID-19)로 뒤바뀐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 큰 변화를 겪고 새롭게 맞이한 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혁신 제품과 기술을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과 IoT(사물인터넷)을 접목한 패밀리허브 냉장고, 비스포크 개념을 폴더블폰에 확대 적용한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등이 전시된다.

행사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인 QD 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은 삼성이 처음 선보이는 OLED 기반의 TV로, 패널에 퀀텀닷(양자점) 컬러 필터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부스를 꾸민다. △올레드(OLED의 브랜드명) TV △오브제컬렉션 얼음정수기냉장고 △식물생활가전 LG 틔운 등 혁신 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올레드 TV의 경우 90인치대 제품이 첫 선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2009년부터 CES에 참여해온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주제로 미래 비전과 신개념 로봇을 발표한다. 이미 국내 언론에 소개한 신개념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Mobile Eccentric Droid)의 안내용 어플리케이션 버전을 실물 전시한다.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바디에 독립적인 기능성 바퀴 네 개가 달려있어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바디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휠베이스와 조향각의 조절이 자유로워 좁고 복잡한 도심 환경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사진=현대차현대차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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