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후 버려진 민간인 시신 40여구…미얀마 군의 '보복' 드러났다

머니투데이 김동한 기자 2021.12.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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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만달레이=AP/뉴시스] 7일(현지시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며 시위하고 있다. [만달레이=AP/뉴시스]


미얀마 군부가 지난 7월 민간인 대량학살을 저질러 최소 40명이 숨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20일 BBC에 따르면 이번 학살은 미얀마 중부 반군부 성향이 강한 사가잉구의 카니 타운십에서 약 4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인'(Yin)이라 불리는 마을에서 가장 큰 학살이 벌어졌다. 최소 14명의 남성들이 살해됐고, 시체는 숲이 우거진 도랑에 던져졌다.



학살을 면한 한 생존자는 "군인들은 희생자들을 밧줄로 묶은 채 돌과 소총 개머리판으로 종일 때리고 고문했다"고 말했다.

'지빈드윈'( Zee Bin Dwin) 마을에서는 지난 7월 말 어린이 및 장애인으로 추정되는 12구의 시신이 훼손된 상태로 공동묘지에서 발견됐다.



목격자들과 생존자들은 군인들이 마을 사람들 중 남성들을 식별한 뒤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군인들 중에는 17세 정도로 보이는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매장되기 전 고문 및 구타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학살은 민주화를 주장하는 시민군에 대한 보복으로 짐작된다. 이번 학살이 발생한 지역이 한 달 전 군부와 시민군이 전투를 벌였던 장소와 인접해 있기 때문.

BBC의 취재에 따르면, 시민군과 군부간 충돌 이후 최근 몇 달 동안 미얀마 전역에서 남성들에 대한 집단적 학살이 이뤄지고 있다. UN(국제연합)은 현재 미얀마 군부의 이같은 인권 유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BBC는 미얀마 정보부 차관 및 군부 대변인에게 대량학살 의혹을 제기했다. 자우 민 툰 군부 대변인은 "이러한 학살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우리를 적으로 대하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족들은 희생자들이 군부를 공격하는 데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남동생을 잃은 한 여성은 학살 당시 군인들에게 "동생은 새총도 다룰 수 없다"고 했지만, 군인들은 "아무말도 마라. 당신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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