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과 세대교체[오동희의 思見]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12.2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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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철이면 재계의 화두는 늘 세대교체다. 특히 올해는 30대 임원, 40대 CEO 등 더 큰 변화를 체감한다.

정치권이 4년(국회의원)이나 5년(대통령)에 한번 변화를 모색하는 것과 달리 기업이 매년 사장단 인사를 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변해야 사는 기업의 숙명이다. 최근 기업인사와 재계 총수들의 변화도 이런 이유다.

4대 그룹 중 최태원 SK 그룹 회장을 빼면 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후 1년을 보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지난해 10월 회장에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정의선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고 구본무 회장 3년상을 치른 구광모 LG 그룹 회장 등이 세대교체의 당사자가 됐다.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長江後浪推前浪: 장강후랑추전랑)는 격언처럼 시간의 흐름은 자연이나 인간에게나 동일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시간의 신'이기도 한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하늘의 신)를 몰아내고 권력을 잡았지만 그 또한 아들 제우스에게 쫓겨난 것은 시간의 흐름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잘 보여준다.



앞 세대가 뒷 세대에 길을 열어주는 것은 세상의 이치다. 기업은 새 잎을 다는 나무처럼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도태한다. '새롭다'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 속도를 잣대로 삼아야 한다.

기업도 생로병사를 겪는 생물로서 자연법칙에 따른 세대교체가 바람직하다. 그 측면에서 뉴턴의 세가지 운동 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F(힘)=m(질량)·a(가속도), 작용과 반작용 법칙]을 기업에 적용해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기업은 잠시라도 페달을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다. 뉴턴의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계다. 그렇다고 관성에 젖어 습관적으로 페달을 밟는 것도 위험하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돌발상황에 대응하는 민첩성이 없으면 이는 기업에선 '나이 듦'의 증거다. 이경우 세대교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기업은 덩치가 커지면 변화의 속도(a=F/m)가 떨어진다. 기업의 크기(m)와 변화의 가속도(a)는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힘(F)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 가속도를 가지느냐에 달렸다. 생각과 행동에 가속도가 붙지 않는 사람은 뒷물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게 기업의 생리다.

끝으로 모든 기업활동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세대교체엔 뉴턴의 제3 운동법칙(작용-반작용법칙)이 적용된다.

젊고 새로운 변화의 '작용'이 생기면 이와 크기는 같지만 방향은 반대인 노련함과 안정감이라는 장점이 사라지는 '반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기업은 거대한 항공모함 위에 신속하게 움직이는 최신형 전투기를 싣고 다니며 전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치르는 선단이다. 젊은 전투기 조종사와 오랜 경험의 함장이 함께 필요하다.

이를 감안한 정교한 인사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인류의 과학사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뉴턴(Newton)의 운동법칙을 기업경영에도 적용해 2022년에는 뉴턴(New Turn)하는 기업들이 많이 나오기를 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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