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고수보다 분산투자 부족해요"…증권사 마이데이터 해보니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12.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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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마이데이터 시장 선점 경쟁…한투·KB證 내년 출시

16일 미래에셋증권 마이데이터서비스 가입 후 자산을 분석해봤다./사진=김근희 기자16일 미래에셋증권 마이데이터서비스 가입 후 자산을 분석해봤다./사진=김근희 기자


"투자진단 결과 고객님의 점수는 34점, 때때로 종목의 흐름을 놓치곤 합니다."

16일 미래에셋증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에 가입해 증권, 은행, 보험, 카드 등 흩어져있는 금융거래 정보를 하나로 연결하자 이같은 분석 결과가 나왔다.

투자패턴이 우수한 상위 20% 고득점자들과 비교한 결과 주도주 투자와 분산투자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득점자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목을 보여주고, 고득점자가 해당 종목을 유지하고 있는지 팔았는지도 알려줬다.



또 투자성향에 맞는 펀드, 연금펀드, 국내주식, 해외주식, ETF(상장지수펀드)를 각각 5개씩 추천해줬다.

한달 예산을 입력하자 이번달에 얼마를 소비했는지 남은 예산은 얼마인지도 나왔다.



이처럼 마이데이터는 각종 금융거래 정보를 모으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투자 자문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도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추천해주기는 했으나 이처럼 실제 거래 내역을 기반으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투자고수보다 분산투자 부족해요"…증권사 마이데이터 해보니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이달부터 마이데이터 시범사업을 개시했다. 이들은 우선 통합 자산조회, 투자진단 등을 시작으로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선제적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내실을 다져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서비스가 시행되는 내년 1월부터 관련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마이데이터 고객 유치를 위해 주식 복불복 지급, 아이패드 미니 추첨,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한국투자증권도 사전 캠페인을 시작했다.

증권사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에 나선 것은 이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고객들은 다른 금융사를 찾을 필요 없이 해당 증권사에서 자산관리를 받을 것"이라며 "충성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경우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기저기 흩어진 자산을 한눈에 파악하고 자신의 투자성향, 부족한점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증권사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투자진단, 투자성과 분석에 집중돼 있어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증권사들은 장기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들의 새로운 수요를 찾아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초(超) 개인화 자산관리, 연금, 절세 등에 특화된 자문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내년 1월부터는 '투자성과리포트'를 서비스 진행하고 '나의 소비' 과도한 소비 지출을 줄여 스마트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일상 속의 투자'라는 콘셉트에 맞춰 고객의 소비패턴 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 주식종목을 추천하고 실물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해 관련 기업의 주가와 투자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유휴자금이나 저수익 금융자산을 탐지해 수익 개선 방법을 제안하고, 금융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대출금리를 비교 · 분석해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아주거나 미청구 보험금이 없도록 병원비 내역을 조회해 간편하게 청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마이데이터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차별화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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