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신 갈아탈까?…탄소배출권 ETF, 상장 두달 만에 30% '껑충'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12.17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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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대신 갈아탈까?…탄소배출권 ETF, 상장 두달 만에 30% '껑충'


탄소배출권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하고 친환경 투자가 글로벌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탄소배출권 상품이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국내 상장 ETF 주가 상승률 상위 4개 종목이 모두 탄소배출권 ETF였다. 1위는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 ETF (26.1%), 2위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 ETF(25.0%)로 모두 25%를 넘어섰다. 그 뒤를 'SOL 글로벌탄소배출권' ETF(18.7%)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 ETF(18.4%)가 이었다. 같은 기간 ETF 시장 전체 수익률이 -2.16%인 것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적이다.



탄소배출권 ETF 4종은 지난 9월 말 국내 최초로 상장됐다. 해당 ETF 중에서도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 ETF와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 ETF는 지난 9월30일 상장 이후 수익률(12월16일 오후 12시30분 기준)이 30%에 육박한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2.0% 하락했다.

탄소배출권 ETF가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투자 대상인 유럽과 미국의 배출권 선물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은 올 들어 이달 12일(현지시간)까지 160%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유럽탄소배출권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지난 1년간 157% 급등했다. IHS마킷의 미국탄소배출권지수도 같은 기간 72% 올랐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미국 등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대체 투자 자산으로서 탄소배출권에 대한 관심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선진국 평균 탄소 가격이 2025년까지 75달러/톤, 2030년까지 130달러/톤, 2050년까지 250달러/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다양한 투자 주체의 참여로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글로벌한 공조가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그 흐름 속에서 탄소배출권의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상승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추이에 비해 탄소배출권 선물은 차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에너지 전환이라는 큰 흐름과 우호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탄소배출권의 투자 매력도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탄소배출권 시장은 선물시장 형태로 거래되고 있어 시장에 참가하기 까다로운 요건"이라며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나 탄소배출권 크레딧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시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관련한 기술발전 및 각 정부의 정치적, 경제적 정책변화에 따라 탄소배출권 선물 가격 및 할당량이 급등락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못할 수도 있어 집합투자재산의 가치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적절한 내재 가치 측정이 힘들고 오로지 수급이 가격을 결정하면서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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