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에 사활 건 文대통령 "요소수 사태 다신 없어야"

머니투데이 시드니(호주)=정진우 기자 2021.12.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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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호주 국빈방문]

[시드니=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14.[시드니=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14.


"최근 한국은 요소수 수급난을 겪으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핵심광물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앞으로도 한국과 호주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한-호 핵심광물 협력 대화' 등을 통해 협력 사례가 지속 발굴되기를 희망하며 오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공급망'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하며 호주와 핵심광물 협력 MOU를 맺었다. 지난 10월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하루 뒤인 14일에도 핵심광물 공급망을 챙겼다. 이번엔 호주 기업인들을 직접 만났다. 호주 최대 경제도시인 시드니로 이동해 광물 분야 기업인들에게 두 나라 기업 간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국빈방문 이동 기간을 제외하고 실질적 순방 기간인 이틀 모두 공급망 관련 일정에 큰 비중을 뒀다.

핵심 광물이란 제조업과 산업 가치가 크고 수요가 높지만 공급·환경 리스크가 큰 광물로 니켈, 리튬, 코발트, 망간, 희토류 등을 말한다. 핵심 광물은 전기차와 이차전지, 신에너지 등 미래 전략 산업의 필수 소재로 쓰인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산업적 대응에 없어선 안 되는 요소로서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핵심광물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 차원에서 이날 간담회를 마련했다.

특히 최근 호주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국내에서 경제사절단이 동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호주 현지의 핵심광물 관련 기업인들을 별도로 초청해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가진건 핵심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시는 요소수 부족 사태와 같은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시드니=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14.[시드니=뉴시스] 전진환 기자 = 호주를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호주 핵심광물 공급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14.
문 대통령이 이처럼 연일 공급망을 강조하는 건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있어 새로운 에너지 기술의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이를 실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광물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2℃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파리 협약'목표의 달성을 위해선 청정에너지 기술의 확산에 따른 광물의 수요가 2040년에는 2020년 대비 4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에 관련된 리튬, 흑연, 코발트, 니켈, 망간 등 광물의 수요가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기차, 이차전지, 풍력발전 등 에너지 신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핵심광물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급원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가의 미래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핵심광물을 주제로 한 호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이러한 배경에서 마련된 셈이다.

전통적인 에너지·자원 부국인 호주는 니켈, 리튬, 희토류 등 핵심광물 부문에서도 세계적인 보유국이자 생산국이다. 호주 정부는 지난 2019년 '핵심광물 전략', 지난 2020년엔 '제조업 현대화 전략'등을 통해 핵심광물 관련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0년부터 '한-호주 에너지자원협력위원회'를 연례 개최해 두 나라 정부 간 협의를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 7월엔 양국 간 핵심광물 협력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한-호주 핵심광물 협력 대화'를 신설했다.

기업 차원에서도 호주 내 광산 지분 인수, 공급 협력 MOU 체결 등 핵심광물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울러 2021년 10월 G20 정상회의 계기 발표한 '한-호주 탄소중립기술 파트너십 공동성명'에도 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과 함께 주요 협력 분야로 포함될 정도로 핵심광물은 양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협력 어젠다로 꼽힌다.

호주는 우리나라의 광물자원 공급 1위 국가로 이번 간담회 개최와 양해각서 체결 등 핵심광물 관련 양국 간 협력은 지난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지속되어 온 철광석, 유연탄과 같은 기존의 전통적인 자원·에너지 협력을 미래 지향적인 핵심광물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전체 광물자원 수입액 중 호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5.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호주 산업과학에너지자원부는 '한-호주 핵심광물 협력 대화' 등의 채널을 통해 양국 간 핵심광물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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