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 고민, EU에서 나온 말 "올림픽 '정치적 이용' 안돼"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1.12.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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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입장을 조율 중이다. 국가별 입장이 달라 결론 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EU 정상들 /사진=뉴스1EU 정상들 /사진=뉴스1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동참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일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내년 2월 예정된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정부나 정치권 고위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걸 뜻한다.

미국의 선언 이후 같은 '파이브 아이즈' 소속 동맹국인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보이콧 동참 의사를 밝혔다.



EU 내 입장은 갈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쟁구도 사이에서 해법을 찾는 EU의 입장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EU에게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중요한 협력국이면서도 체제적 경쟁자 입장에 놓여 무 자르듯 결론 내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올림픽 같은 스포츠 행사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이 유용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아날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부 장관도 독일 방송에서 "(올림픽을 위해) 운동 선수들은 몇 년, 때로는 그들 인생 절반을 준비한다"면서 "올림픽을 정치적 문제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미 지난 9일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4년 하계 올림픽 개최 예정인 프랑스 입장에선 품앗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 예정인 이탈리아도 보이콧 불참을 선언했다.


최근 대만 문제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가브리엘류스 란즈베르기스 외무 장관은 이날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자신은 베이징 올림픽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무부 장관은 '외교적 보이콧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프랑스의 입장과 같은 생각이라면서 "EU 회원국들이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한 해법을 이날 혹은 이번 주에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문제는 오는 16일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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