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사카 이어 부산도 가능…엑스포 대륙순환 개최 원칙없다"

머니투데이 파리(프랑스)=민동훈 기자 2021.12.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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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 인터뷰

드미트리 케르켄테즈(Dimitri Kerkentzes) BIE(세계박람회기구)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BIE 사무국 본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파리(프랑스)=민동훈 기자 드미트리 케르켄테즈(Dimitri Kerkentzes) BIE(세계박람회기구) 사무총장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 BIE 사무국 본부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파리(프랑스)=민동훈 기자


"한국과 부산이 월드엑스포(World Expo)를 얼마나 잘 개최할 수 있을지 알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IE(세계박람회기구) 사무국 본부에서 만난 드미트리 케르켄테즈(Dimitri Kerkentzes)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가 부산을 2030년 월드엑스포 후보지로 내세운 것을 매우 기쁘게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2012년 한국은 여수에서 엑스포를 개최했었고, 2030년 월드엑스포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부산이 지원했다"면서 "공식적인 후보도시 지원을 위한 준비 정도를 고려했을 때 한국이 부산 유치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세계 170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BIE는 엑스포 주최국 결정, 회원국의 의무와 권리 규정 등 엑스포를 관장하는 정부간 국제기구다. 월드엑스포는 인류 상호 간의 이해와 복지향상, 인류의 비전 제시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박람회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이벤트로 꼽힌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엑스포는 당장 인류 앞에 도래하는 문제들뿐 아니라 미래에 인류가 직면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생각하고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라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초기 엑스포는 세계 시민들에게 차세대 혁신이 무엇일지, 우리가 거의 도달한 다음 기술이 무엇일지 보여주는 기회였다"면서 "현재는 세계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지구의 종말, 인류가 지구 및 자연과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엑스포는 공인 여부에 따라 크게 공인과 비공인 박람회로 구별한다. 공인 박람회는 다시 등록(registered)과 인정(recognized) 박람회로 나뉜다. 등록박람회는 별도 주제를 두지 않고 광범위한 주제로 5년을 주기로 6주~6개월간 열린다. 인정박람회는 특화된 주제를 갖고 등록 엑스포 사이에 3주~3개월간 개최된다. 부산이 유치전에 뛰어든 2030 월드엑스포는 등록박람회다. 한국 부산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우즈베키스탄 오데사, 이탈리아 로마 등 5개 도시가 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개최한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의 경우 인정박람회다.

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 한국관에서 바라본 전시장 전경 / 두바이(UAE)=민동훈 기자2020 두바이 월드엑스포 한국관에서 바라본 전시장 전경 / 두바이(UAE)=민동훈 기자
등록 엑스포는 현재 2020 월드엑스포를 열고 있는 두바이에 이어 2025년 오사카에서 열릴 예정이다. 2030년 부산이 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3회 연속 아시아 대륙에서 등록엑스포가 열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륙별 안배를 고려할 경우 부산이 불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개최지 선정에 있어 지역별 순한개최는 전혀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올림픽 등 다른 큰 세계 행사들과는 다르게 BIE는 지역 로테이션(순환개최)에 관한 어떤 규칙도 없다"면서 "오사카에서 직전에 엑스포를 개최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5년 일본 아이치 현, 그리고 2010년 중국 상하이, 2012년 한국의 여수 순으로 엑스포가 개최된 바 있다"면서 "BIE 회원국들은 흥미로운 프로젝트인지를 보고싶어 하지 어느 지역에서 개최되는지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어떤 국가가 2030년 엑스포를 위해 가장 설득력 있는 프로젝트를 제시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개최지 선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주제의 적절성 △개최국과 회원국 사이의 정치 영향 및 경제적 관계 △정부, 국민, 기업의 관심과 열망 등을 꼽았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엑스포를 통해 지금 시점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 다가오는 5~10년 기간 동안 무엇이 중요할지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주제인가가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치도시들이 계획 중인 것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엑스포 이후로도 (관련 시설을)시민들이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등 엑스포가 개최도시와 국가에 어떤 것을 되돌려줄 수 있느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30년 월드엑스포 유치전은 이달 14일 BIE 총회에서 비대면으로 열리는 경쟁 프리젠테이션(PT)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부산시와 유치위원회는 이번 PT에서 정부와 국민의 개최의지, 부산 개최의 당위성, 주제 설명에 나설 예정이다. 개최지는 공식 유치계획서 제출(내년 5월), 현지실사(9월 잠정) 등을 거쳐 2023 11월쯤 열리는 BEI 총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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