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비대면 시대의 해외시장 진출, 이젠 '데이터'다

머니투데이 류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투자데이터본부장 2021.12.1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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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투자데이터본부장류재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투자데이터본부장


지난달 월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1% 증가한 604억4000만 달러(한화 약 71조4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월별 수출액 집계를 시작한 1956년 이래 달성된 역대 최고의 성과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등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향후 팬데믹 상황이 조금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비대면 위주의 비즈니스 상황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대부분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환경이 변하면 업무 방식도 변한다. 디지털·비대면 시대에 해외시장 진출에 도움이 필요한 우리 중소·중견 기업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우리 기업에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데이터가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직원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에 의존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발굴해왔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지능형 매칭 등 데이터를 활용한 해외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들은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서비스를 쉽게 누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부문의 빅데이터 서비스를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경우 무역투자 빅데이터 플랫폼 '트라이빅'을 구축하기 이전에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데이터에 대한 필요성이나 활용방안에 대한 조직 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개별 부서의 필요에 의해 일회성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부서 내 PC에 보관하는 등 전사적으로 데이터 공유가 되지 않는 '사일로 현상'도 존재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월 단위로 디지털 전문가, 데이터 전문가 등을 초청해 직원들에게 데이터 경영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이로 인해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고, 다양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또한 올해부터는 직원들의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통해 매년 데이터 전문가를 100명씩 육성하고 있다.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외부 수요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KOTRA는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산업 전문성을 지닌 기관 및 단체와 데이터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모은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기존의 정형데이터뿐만이 아니라 데이터 범위를 더욱 확대해서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 등도 분석을 하고, 기업의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기업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데이터 서비스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필자는 지금과 같이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비즈니스 환경에서 우리 기업의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시장예측형' 서비스의 필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코트라도 기존의 시장대응형 서비스를 시장예측형으로 전환해나가기 위해 고객의 해외시장 데이터와 정보 수요에 더 많이 귀를 기울일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 해외시장 진출, 결국 해답은 데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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