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환자에 삽관하고 있는 의료진. / 사진=백애린 교수
백애린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지난 7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포럼에서 '코로나19 중환자 진료 실태'를 발표하며 "준비 안 된 위드 코로나로 환자가 급증하고, (정부는) 행정명령으로 중환자 병상 수를 급격하게 늘리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중환자실 비경력 간호사 투입 현실도"최근 중환자 급증으로 베테랑 간호사가 부족해지고, 이에 따라 중환자실에 근무해보지 않은 초보 간호사를 투입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경력 간호사를 재채용하고 있지만, 단기 교육을 통해 중환자 간호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정말 수년간 잔뼈가 굵어야 중환자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중환자실 간호사 특징은 높은 사직률"이라면서 "중환자실 간호사는 고된 업무를 하면서도 적은 봉급으로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 9월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중환자 1명을 간호사 1.8명이 간호해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백 교수는 이 지침도 의료 현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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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전문의도 '태부족'의료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먼 정부 처방은 또 있었다. 중수본이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운영을 위해 '공중보건의사'를 시·도에 파견했지만 다수가 내과 전공이 아닌 탓에 중증병상 배정이 불가능했으며, 이에 준중증병상에 배정한 경우가 많다고 백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인공호흡기를 쓰는 코로나19 중환자 한 명만 입원해도 24시간 환자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며 "삽관이 필요한 환자 1명당 2시간을 쓰기 때문에 당직을 서는 전문의가 환자 3명을 받으면 거의 번아웃된다"고 언급했다.
백 교수는 군의관 중 내과 전문의를 파견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위한 전문의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며 관련 부처 협조를 당부했다. 또 의대와 간호사 정원 확대 같은 단편적 대책이 아니고, 중환자 치료 전문의·간호사를 육성하는 구체적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간병원의 중환자실 의료 인력 확충이야말로 국가에서 해야 할 공공의료 대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운영을 위해 '공중보건의사'를 파견했지만, 백 교수에 따르면 이들이 중환자 병상에는 투입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 병상 근무조당 간호사 배치를 중환자 1명당 간호사 1.8명을 지침으로 삼았지만, 현장에선 적용되지 않고 있다. / 사진=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