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냄새도 안 나네"...바다 위 '친환경' 수소선 타보니

머니투데이 울산=안재용 기자 2021.12.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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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엘비가 제작한 수소선박 블루버드/사진=안재용 기자에이치엘비가 제작한 수소선박 블루버드/사진=안재용 기자


3일 울산 남구 장생포 앞바다. 파란 배 한척과 검은 배 한척이 물 위에 떠 있었다. 에이치엘비가 만든 수소선 블루버드(Bluebird)와 빈센이 제조한 하이드로제니아(Hydrogenia)가 그 주인공이다.

길이 12m, 폭 3.3m의 수소선 블루버드는 약 10노트(시속 약 19km)의 속도로 물살을 가르며 바다 위를 달렸다. 수소선 블루버드는 비슷한 크기의 디젤선보다 조용했고,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디젤엔진을 수소연료전지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와 빈센, 범한퓨얼셀, 한국선급,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이달까지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적용한 친환경 소형선박 개발·실증 사업'을 울산 남구 장생포 앞바다 일대에서 실시했다. 에이치엘비와 빈센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선을 만들었고 한국가스안전공사와 덕양, 스마트오션, 제이엔케이히터 등은 선박에 수소를 넣을 수 있는 충전소를 만들고 운영했다.

구명정 제조기업으로 유명한 에이치엘비가 만든 수소선 블루버드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를 주요 소재로 6톤 규모로 제작됐다. 최대 8명이 탑승 가능하며 25kW(키로와트)의 수소연료전지와 135kW의 보조배터리가 탑재됐다. 수소경제 관련 스타트업 빈센이 만든 하이드로젠은 알루미늄 소재로 7.9톤 규모의 수소선이다. 최대 6명이 탑승 가능하며 블루버드와 마찬가지로 25kW의 수소연료전지가 주 동력원이다. 블루버드와 하이드로제니아는 최대 8시간(수소연료전지 6시간, 보조배터리 2시간)의 항해가 가능하다.



빈센이 제조한 수소선박 하이드로제니아/사진=안재용 기자빈센이 제조한 수소선박 하이드로제니아/사진=안재용 기자
두 수소선의 최고속도는 10~12노트로 동급의 디젤선보다는 아직 느리다. 수소연료전지의 출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현재 실행중인 수소선 개발 실증의 주요 내용이 선박에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얼마나 쌓을 수 있는지, 안전문제 등은 없는지 살피는 것"이라며 "더 많은 연료전지를 실을 수 있게 되면 속도도 빨라지고 선박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에이치엘비는 내년부터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40인승 수소 여객선 제작에 착수한다. 해당 수소 여객선에는 400kW 규모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될 예정이다. 빈센도 현재 0.5MW(메가와트) 규모 선박용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연료전지가 수소선에 장착되면 레저용보다 규모가 큰 상선용 선박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두 수소선은 현재 실증중으로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판매시 10억원 미만의 가격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선박관련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처음에는 관공서 위주로 판매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 고객들도 구매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현재 기술력으로도 수소선 양산체계 구축이 가능하나, 건조법 등 관련 법이 존재하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빠른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시에는 이밖에도 수소도시로서 수소경제 확산을 앞당기기 위한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소배관 공급방식 연료전지 특화 실증시설이다. 울산테크노파크 에너지기술지원단이 운영하는 실증화센터는 수소연료전지 실증과 스택평가, 수소품질 분석 등을 지원한다. 인근에 위치한 울산 투게더 수소충전소도 튜브트레일러가 아닌 배관을 통해 수소를 공급받고 있다.
수소선 블루버드가 운항 중이다/사진=안재용 기자수소선 블루버드가 운항 중이다/사진=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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