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와 이혼한 멜린다, 결국 자선재단도 떠난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12.01 12:08
글자크기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 '빌&멜린다 재단' 손뗄 듯,
최근 둘 다 개별 기부계획 발표해 '각자의 길' 시사…
빌은 기존 재단, 멜린다 '피보탈벤처스'에 집중 전망

지난 2015년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사진=블룸버그지난 2015년 빌 게이츠와 멜린다 게이츠/사진=블룸버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이혼한 멜린다 게이츠가 20여년간 공동 운영해 온 자선재단에서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두 사람은 각각 재산 기부 계획을 발표하며 자선 사업에서도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음을 시사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빌 게이츠 전 부부가 이혼을 선언한 지 약 7개월 만에 개별적으로 재산 기부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는 멜린다 게이츠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퇴장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500억달러(약 59조원) 기금을 보유한 세계 최대 민간자선단체로 이들 전 부부가 2000년 공동 설립했다. 자선 분야는 세계 보건의료·교육기획 확대와 빈곤 퇴치 등으로 매년 50억달러(5조9000억원) 안팎을 지원해 왔다. 빌과 멜린다 외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기금 규모가 워낙 커 이들이 27년의 결혼생활을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했을 때도 이 재단의 운영을 어떻게 할지에 관심이 쏠렸었다. 빌과 멜린다는 이혼 발표 당시 당분간 재단 운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리더십 구조 등에 꾸준히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혼 발표 직후 빌 게이츠의 불륜 스캔들이 공개되면서 이 자선재단을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게이츠 부부가 외부인사를 영입해 재단 운영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시애틀에 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사진=AFP미국 시애틀에 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사진=AFP
세간의 관심이 이어지자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지난 7월 성명을 내고 "앞으로 2년 뒤 어느 한쪽이 공동대표로서 협력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멜린다 게이츠가 공동대표 겸 수탁자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멜린다는 2년을 채우지 못하고 20여년간 운영해 온 재단과의 결별을 택했다. 앞으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빌 게이츠가 맡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빌 게이츠는 지난달 30일 "8억명 이상 아이들의 예방접종을 지원했고,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도운 우리의 여정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세계 최빈곤층에 기회를 주고 미국 교육 향상하는 데 재단의 임무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멜린다 게이츠는 자신이 설립한 새 자선단체 '피보탈 벤처스'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 재단은 양성평등과 관련한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멜린다 게이츠는 "전 세계 여성과 소녀들, 기타 소외된 집단이 가난에서 벗어나고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쏟겠다"며 "나의 기부는 앞으로도 평등의 장벽이 높은 사람들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순자산은 1368억달러(161조5600억원), 멜린다 게이츠는 117억달러(13조8200억원)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