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3명 확진에 오미크론 경보까지 방역상황 '최악'…다시 거리두기?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12.0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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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3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요일에 집계하는 월요일 발생 확진자 중 최다 규모다. 2021.11.30/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관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3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요일에 집계하는 월요일 발생 확진자 중 최다 규모다. 2021.11.30/뉴스1


1일 신규확진자가 5123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유입 후 일간 확진자수가 5000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방역 완화로 5000명대 일간 확진자 발생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고, 이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 5000명대 확진 발생을 둘러싼 방역 상황은 최악이다. 중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 70대 이상도 재택치료를 해야하며 지금까지 나온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국내 유입 경고등이 떴다. 악화된 방역 상황에서 의료체계가 5000명대를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추가 방역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수는 45만2350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 수는 5075명이었다. 수도권 확진자는 서울 2212명, 경기 1576명, 인천 322명 등 총 4110명이었다. 전체 국내 확진의 81% 비중이다. 신규 해외 유입확진자수는 48명으로 누적 해외유입 확진자는 총 1만5771명이 됐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723명, 사망자는 34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3658명(치명률 0.81%)이다.

이날 신규확진자는 사상 처음으로 5000명을 넘어섰다. 사실 첫 5000명대 발생이 돌발 상황은 아니다. 지난 달 1일 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방역완화를 타고 신규확진자는 매주 지속적으로 늘었고, 의료계에서도 5000명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 "신규확진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일관된 메시지였다. 신규확진자가 늘어도 의료체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를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5000명을 넘어선 현재 방역 상황은 최악으로 향한다. 전일 0시 기준 수도권의 코로나19 중환자를 치료하는 병상 가동률은 88.5%였다. 특히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1% 였다. 입퇴원 수속절차에 따른 대기시간등을 고려하면 통상 병상 가동률이 80%만 되도 사실상 병상은 더 이상의 환자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다. 이미 80%를 훌쩍 넘긴 가운데 병상 대기인원이 수도권에서만 1000명 안팎을 오가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최근 70세 이상도 원칙적으로 모두 재택치료를 받게 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이는 더이상의 병상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칙적으로 말 그대로 모든 확진자의 재택치료 확대라 한다면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현 상황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지금도 확진시 위험도가 높은 고령층이 제때 병상을 찾기 힘든데 재택이 기본 원칙으로 짜이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 이후 대규모 유행을 불러온 델타 변이바이러스보다도 최대 5배 강한 오미크론 유입 경고등까지 켜졌다. 나이지리아를 다녀와 확진된 인천 거주 40대 부부와 접촉자 지인 1명 등 총 4명의 오미크론 변이 확정 검사 결과가 이날 오후 발표된다. 울산에서도 확진자 2명이 오미크론 발생국 입국자로 확인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미 남아공,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지만 이 같은 국경 장벽 구축도 새 변이 확산을 근본적으로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국내 유입은) 시간문제"라며 "입국 금지 조치를 확대해 최대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파력 탓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돌기처럼 솟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로 침투, 감염을 일으키는데 오미크론에서 변이가 발생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32개다. 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두배 이상이었던 델타 변이(16개)의 두 배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의 최소 2배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당국은 추가 방역조치 카드를 만지기 시작했다. 지난 달 29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4주 평가를 내리며 조치를 내놨지만 사실상 방역패스의 유효기간을 6개월로 확정한 것이 전부였다. 이에 방역 상황이 엄중한 수도권 지역의 사적모임 조정 등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감염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방역의 중요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수도권 지역 사적 모임 규모와 식당·카페 미접종 방문인원 축소, 방역패스 적용 대상 확대 등을 포함하는 추가 방역강화 조치에 대해 이번 주 중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통해 논의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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