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파이낸셜스토리…SK에코·IMM, 3000억 펀드 만들어 해외ESG 투자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11.3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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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파이낸셜스토리…SK에코·IMM, 3000억 펀드 만들어 해외ESG 투자


SK에코플랜트가 PEF(사모펀드)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약 3000억원 규모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조성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목적이다.

2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코파펀드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교직원공제회 등이 유력하게 투자를 검토중이다. 코파펀드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 등 방식으로 투자할때 연기금 등 투자자들이 FI(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의 펀드다.



SK에코플랜트의 코파펀드 GP(운용사)로 낙점된 IMM인베스트먼트는 최근 국내 인프라펀드 등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투자제안서를 보내고 펀드 참여 의사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 모집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펀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000억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IMM인베스트먼트는 SK그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중이다. 지난 2019년 SK그룹 지주사인 SK(주)와 약 1조2000억원 규모 코파펀드를 조성했고, 이 펀드를 활용해 지난해 중국 친데이터그룹에 3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교직원공제회도 이 딜에 참여했다. 국내 대기업과 PEF 운용사, 연기금이 손잡고 코파펀드 투자에서 성과를 낸 사례였다.



SK에코플랜트는 이 펀드를 활용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ESG 관련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회사 이름을 바꾸기 전, SK건설 시절인 지난해 9월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에코'를 회사 이름에 넣는 등 '2023년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을 목표로 ESG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추세다. 올해에는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온실가스 감축 프로그램 사업(PoA)에 등록, 탄소배출권 확보에 힘쓰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시설관리를 활용한 볼트온 전략에 따라, 올해에만 폐기물 소각기업 7곳을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연료전지 제작사인 미국 블룸에너지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지난 18일에는 약 4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목표다. 건설업의 장점을 살려 연료전지 발전과 해상풍력 발전까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대폭 확장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ESG 경영을 기업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할만큼 그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그 중심에 SK에코플랜트가 서서 해외 ESG를 강화하기 위한 펀드 조성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에 열린 '청년 ON 프로젝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에 열린 '청년 ON 프로젝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태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구체화
SK그룹 내 'ESG 경영' 선봉장에 선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의 행보가 거침없다. 최근 해상풍력발전업체 삼강엠앤티를 전격 인수한데 이어 IMM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대규모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를 조성중이다. '2023년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9월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밝힌 'ESG를 축으로 삼은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이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 SK에코플랜트가 있다. SK건설은 지난 5월 회사 이름을 SK에코플랜트로 바꿨다. 건설에서 친환경·신재생에너지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체질변화'는 지난해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한 뒤 본격화됐다. 올들어 폐기물 처리업체 일곱 곳을 연달아 인수했다. 유사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볼트온'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6월 클렌코, 새한환경, 디디에스, 대원그린에너지를 인수하며 총 4177억원을 썼다. 7월에는 도시환경, 그린환경기술, 이메디원 등을 인수하기 위해 2100억원을 더 썼다.

아예 주력사업을 플랜트에서 친환경 신사업으로 재설정하고, 2023년까지 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성중인 3000억원 안팎의 코파펀드의 사용처는 '해외 ESG'로 정해졌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ESG 경영 범주를 넓힌다는 그림이다.

최근 IB(투자은행) 업계에서 SK에코플랜트가 거론되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 18일 약 4600억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등 광폭 IB 행보다. 삼강엠앤티 인수는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해상풍력 발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밖에도 SK에코플랜트는 국내 폐기물 소각업체로 1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가진것으로 평가받은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 인수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EMK 최대주주가 이번 코파펀드 조성에 힘을 합치는 등 원만한 관계를 유지중인 IMM인베스트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SK에코플랜트의 인수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플랜트사업부문을 매각해 약 4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코파펀드 조성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약 30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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