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올랐는데 서비스는 영…'스킴플레이션' 대체 뭐길래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2021.11.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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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점심시간 서울시내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1일부터 위드코로나를 위한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이제 가족이나 지인들과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그래도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한다.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재택근무도 사라지며 점심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2021.11.3/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3일 점심시간 서울시내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지난1일부터 위드코로나를 위한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이제 가족이나 지인들과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모일 수 있다, 식당과 카페 등 대부분 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그래도 마스크는 계속 착용해야한다.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재택근무도 사라지며 점심 식당가와 번화가는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2021.11.3/뉴스1


#"돈은 예전보다 더 내는데, 오히려 식당에서 눈치는 더 봐요." 직장인 A씨는 1만원대 밥값을 보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는 예전같지 않다. 식당은 종업원이 부족해 음식을 주문하고 반찬을 추가로 받는 데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아예 홀을 운영하지 않으니 다짜고짜 포장해 가라는 식당도 있다. 상품 구매도 마찬가지다. 웃돈을 주고 붙박이장을 주문했는데, 물류난 탓에 감감무소식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9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개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품질이 좋아져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 물가 상승 속에서 오히려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 경제위원회의 앨런 콜 선임이코노미스트가 만들어낸 신조어인 스킴플레이션은 '인색하게 굴다'는 뜻의 스킴프(Skimp)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것이다.

미국에선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6.2%나 상승했다. 약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여기에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인력 및 원자재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곳곳에서 스킴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디즈니월드의 트램 운행 중단이다. 이 때문에 방문객들은 주자창에서 테마파크까지 2km를 걸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인력난 때문에 기존에도 가뜩이나 길었던 미국 항공사와 여행업체들의 콜센터 통화 대기시간은 더욱 길어졌다.

우리나라에선 일부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식재료 수급 문제를 이유로 햄버거에서 양상추를 빼거나 감자튀김 대신 너겟이나 코울슬로 등을 선택하도록 고객들을 종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식당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반찬 종류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일부 사우나는 방문객이 줄어들자 수요가 적은 냉탕을 아예 폐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까지 겹치며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해진 것도 스킴플레이션을 부추긴다. 원자재 또는 부품 수급, 물류에 차질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고도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다. 가령 전기차 등을 구매 계약하고도 차량 반도체 등 수급 문제로 대기 기간이 1년에 달하기도 한다. 물류난으로 가구를 주문하고도 6개월 넘게 배송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콜 이코노미스트는 "스킴플레이션 현상이 경제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지만, 정부가 작성하는 물가 등의 통계에선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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