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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고치는데 도지사 허락 받으라고?"...車수리 막는 황당한 법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21.11.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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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규제 해결사' 중소기업 옴부즈만-下] 정비목적 자동차번호판 탈·부착 규제개선 건의

/사진=뉴시스/사진=뉴시스




전국 모든 카센터에서는 허구한 날 서울시장, 도지사, 광역시장 등에게 신고가 들어간다. 특히 앞범퍼 같은 차량 앞 부위를 수리할 때면 더욱 그렇다. 단순한 수리를 위해 번호판을 떼기만 해도 광역 자치단체장에게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법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 10조 2항에 따르면 자동차 등록번호판 및 봉인은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은 경우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떼지 못한다. 자동차 정비 역시 예외는 없다.

이 때문에 전국의 3만6000여 자동차 정비업체에서는 볼멘 소리가 항상 나온다. 사고가 난 차량이 정비소에 들어올 때 가장 흔한 수리부위가 범퍼인데, 범퍼를 교체하거나 도색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등록번호판과 봉인을 떼는 일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서다.



경북 영천의 C정비업체 관계자는 "번호판을 떼서 수리하려면 매번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수리기한이 늘어나고, 행정기관을 방문하는 데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등 비효율 투성이"라며 "긴급상황 등으로 부득이하게 등록번호판 및 봉인탈착을 진행한 경우에도 처벌규정이 적용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행정청 신고 없이 자동차 번호판을 뗄 경우 최대 1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1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자동차관리법 조항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규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자동차정비사업자에게 정비 목적으로 번호판을 탈·부착할 수 있는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자동차관리법에 '예외규정'으로 " 자동차정비업자가 정비작업을 위하여 사업장 내에서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일시적으로 떼는 경우"를 삽입하기만 하면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과도한 규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할 때 관계부처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하는 게 중소기업 옴부즈만이다. 중기 옴부즈만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중소벤처기업청(현 중기부)이 규제 완화와 사후적 조치로 중소기업 구제 옴부즈만을 지정해 현장에서 중기 관련 규제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보고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고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가 초대 중기 옴부즈만을 맡은 뒤 2011년부터 김문겸 숭실대 교수가, 2018년부터 현 박주봉 옴부즈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학계 출신인 전임자들과 달리 30여년 경력의 기업인 출신이라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에 보다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규제 발굴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아직도 산업현장을 옥죄는 크고 작은 규제들이 있다"며 "깨알처럼 작은 것이라도 불합리한 규제라면 곧 바로 개선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운영 중 정부나 공공기관의 불합리한 규제와 고충으로 인해 불편이 있거나, 꼭 개선하고자 하는 애로사항을 중소기업 옴부즈만에게 말해 준다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언제든 달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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