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가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조6000억~2조7000억원의 손실액이 예상된다.
이런 천문학적인 손실의 원인은 일부 고객과 병의원의 '모럴 해저드(도적적해이)'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다. 이로 인해 손해율이 치솟았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고 손실폭을 줄이려면 20% 이상 실손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40대 초반 남성의 실손보험료는 1세대나 2세대의 경우 일반적으로 평균 5만원 가량인데, 같은 조건에서 6만원으로 월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실손보험이 보험사의 수익구조를 망가뜨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실손보험에서의 누적 손실액만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까지만 해도 실손보험을 팔던 보험사가 30여였지만 15개로 반토막 난 이유도 이런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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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실손보험은 단체보험을 포함해 가입자만 3800만명에 달하는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보험료가 한 번에 20% 넘게 오르면 가입자들의 반발이 커진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업계는 지난해처럼 금융당국이 한 자리수 대 보험료율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악화되는 실손보험 적자를 방치할 수 없어 당국과 업계의 중간치인 10% 초중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4세대 실손보험 확대 정책 방향과 연말 공개 예정인 비급여 관리 방안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