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손실액 역대 최대...보험료 月5만원→6만원 되나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11.25 04:05
글자크기
실손보험 손실액 역대 최대...보험료 月5만원→6만원 되나


보험업계의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손해액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20% 이상 보험료가 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 손실액이 줄어들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적자폭을 줄이려면 보험료 인상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도 속사정은 잘 알지만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가입자 부담을 이유로 제동을 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두자릿수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가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조6000억~2조7000억원의 손실액이 예상된다.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 2조4774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연말에 실손보험이 더 청구되는 추세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손보업계에서만의 손실액이 3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천문학적인 손실의 원인은 일부 고객과 병의원의 '모럴 해저드(도적적해이)'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다. 이로 인해 손해율이 치솟았다.



9월말 기준 전체 손해율은 131%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1.8%보다 소폭 낮아지는데 그쳤다. 보험사 실손보험의 70%이상을 차지하며 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인 1세대와 2세대 손해율이 각각 140.7%, 128.6였다. 3세대는 112.1%였으며. 7월부터 판매된 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40.3%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1세대는 1%포인트, 2세대는 1.6%포인트 개선된 수준에 그쳤다. 3세대는 약 10%포인트 가량 손해율이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고 손실폭을 줄이려면 20% 이상 실손보험료를 올려야 한다고 본다. 40대 초반 남성의 실손보험료는 1세대나 2세대의 경우 일반적으로 평균 5만원 가량인데, 같은 조건에서 6만원으로 월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당국도 실손보험이 보험사의 수익구조를 망가뜨리고 이대로 가다가는 실손보험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실손보험에서의 누적 손실액만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까지만 해도 실손보험을 팔던 보험사가 30여였지만 15개로 반토막 난 이유도 이런 적자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업계의 요구를 다 들어주기도 쉽지 않다. 실손보험은 단체보험을 포함해 가입자만 3800만명에 달하는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린다. 보험료가 한 번에 20% 넘게 오르면 가입자들의 반발이 커진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업계는 지난해처럼 금융당국이 한 자리수 대 보험료율 인상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측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악화되는 실손보험 적자를 방치할 수 없어 당국과 업계의 중간치인 10% 초중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4세대 실손보험 확대 정책 방향과 연말 공개 예정인 비급여 관리 방안에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