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23년만에 '완전민영화'…유진PE·KTB 등 새주주(상보)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11.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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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


우리금융지주가 23년 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된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9.3%를 민간에 매각키로 하면서다. 예보가 물러나는 최대주주 자리에는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오른다. 유진 PE(프라이빗에쿼티)와 KTB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두나무 등 4개사가 우리금융 새주주가 되며, 이중 지분 4%를 인수하는 유진 PE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통해 우리금융 경영에도 참여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22일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최대주주인 예보가 보유한 지분 9.3%를 5곳에 매각하는 안을 의결했다.



우선 유진PE가 우리금융 지분 4%를 낙찰받아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게 됐다. 또 KTB자산운용이 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이 1%, 두나무 1%,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이 1%의 지분을 각각 낙찰 받았다.

이번 매각 절차가 완료되면 우리금융은 1998년 구(舊) 한일·상업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23년만에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다.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예보 대신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하고, 국민연금이 2대주주가 되면서다. 지분이 15.1%에서 5.8%로 줄어드는 예보는 빠른 시일 내 이 지분도 민간에 매각할 방침이다.



모든 낙찰자들의 입찰가는 1만3000원을 초과했다. 이른바 원금회수주가인 1만2056원을 훌쩍 넘긴 1만3000원 초중반대에 낙찰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을 통해 약 8977억원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각 완료 시 우리금융에 투입된 12조8000억원의 공적자금 중 12조3000억원(회수율 96.6%)이 회수된다. 예보가 나머지 지분 5.8%를 주당 1만193원 이상으로만 팔면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 전액을 회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정부 품을 떠나게 되는 우리금융이 '정부 소유 금융지주회사'라는 디스카운트(가격 할인) 요인이 사라지면서 예보가 보유한 잔여지분 매각에 대한 추가이익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정부는 다음달 9일까지 이번 매각 대금 수령과 주식 양도 절차를 마무리 할 예정이며, 잔여지분 매각은 향후 주가 추이와 매각시점의 수급상황 등을 감안해 신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23년만에 '완전민영화'…유진PE·KTB 등 새주주(상보)
아울러 우리금융은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를 공고히 한다. 대주주이지만 사외이사 추천 권한은 없는 우리사주조합과 국민연금을 대신해 IMM PE(5.57%),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3%), 한화생명(3.16%), 푸본생명(3.97%) 등 기존 과점주주 외에 이번에 4% 지분을 새로 취득하는 유진 PE도 한 명의 사외이사를 추천하게 된다. 예보는 현 김홍태 비상임이사 임기 만료 예정인 내년 3월 이후 우리금융 비상임이사 선임권을 상실한다.


한편 공자위는 낙찰자의 낙찰포기 가능성에 대비한 예비 낙찰자도 선정했다. 다만 차순위 낙찰예정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마감된 본입찰에는 낙찰자들 외에 하림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호반건설, ST인터내셔널(옛 삼탄) 등이 참여한 상태다.

공자위 관계자는 "입찰자 평가 순위에 따라 차순위 낙찰 예정자가 결정됐다"며 "낙찰 포기 물량 발생시 차순위 낙찰 예정자 순서대로 매각 물량을 재배정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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