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金판지' 시대, 증권가가 콕 집은 골판지株는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11.23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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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金판지' 시대, 증권가가 콕 집은 골판지株는


'금판지'로 불릴 만큼 골판지 업황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종목의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대 최대 이익과 골판지 산업 재편 수혜로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은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제지는 올해 들어 36.9% 올랐다. 같은 기간 삼보판지와 영풍제지도 각각 29%, 13% 이상 상승했다. 반면, 한창제지와 태림포장은 각각 17%, 29% 넘게 빠졌다.

골판지주는 코로나19(COVID-19) 수혜주로 꼽히면서 지난해와 올해 큰 관심을 받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택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골판지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시장은 전년 대비 21% 성장했고, 올해 9월까지는 전년 대비 9% 늘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던 택배 물량이 지난해에는 평소보다 2배가량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지난해 높은 기저에도 올해도 평균 수준 성장세를 보인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택배 수요 증가만이 골판지주의 투자 매력은 아니다. 실제로 2019년 기준 택배가 골판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택배 물량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포장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알짜배기 수요는 따로 있다. 김영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골판지 시장의 메인 수요처는 농수산·음식료 품목"이라며 "농수산 분야에서 배추 하차거래가 발생하며 약 4%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피크 아웃은 과도한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골판지업은 '금판지업'으로 불릴 만큼 업황 호조를 만끽하고 있다. 골판지 산업의 개편으로 소수 업체에 수혜가 집중되면서다. 지난해 기준 골판지 업계 주요 4개 계열사(아세아·신대양·태림·삼보)의 원지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는 폐지 가격 상승 시 이익이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원지사와 판지사의 과점화를 통해 가격 결정력이 향상됐다"며 "수요가 증가하며 공급자가 우위에 있는 상태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수급과 판가 전가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견조한 스프레드(골판지 원지-폐지 가격)를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가온 '金판지' 시대, 증권가가 콕 집은 골판지株는
일각에서는 최근 업황 호조를 지난해 발생한 대양제지 화재로 인한 일시적인 호재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양제지는 골판지 원지 시장의 7%를 담당하던 업체다. 그러나 골판지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공급 회복은 쉽사리 이뤄지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반짝 호재'라는 분석은 평가절하라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소실된 초지기는 지금 당장 복구를 시작하여도 소요되는 시간은 2년 이상이며 최소 2024년까지는 현재의 수급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복구가 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골판지 시장은 연간 4.2%의 성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골판지 산업은 일반 제지산업과 함께 묶이며 성장성에 비해 산업의 투자 매력이 크게 돋보이지 못하고 있다"며 "출판 등 수요가 줄며 인쇄용지 업체는 타격을 입었지만, 택배 수요 증가 등으로 골판지는 호황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TB투자증권은 추천 골판지주로 아세아제지와 삼보판지를 꼽았다. 아세아제지는 영업 현금 흐름 증가로 추가 투자 여력이 높아 시장 점유율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삼보판지는 판지 분야에 강점이 있어 성장성이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골판지 업체가 2018년(원가 하락 시기) 최대 이익을 올해 경신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당시보다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전주페이퍼의 M&A(인수합병) 및 태림페이퍼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골판지 업황이 재조명되고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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