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훈풍에 설레는 반도체주…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달내 최고치'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11.2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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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의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그룹의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전자 (79,600원 ▲700 +0.89%)SK하이닉스 (182,300원 ▲3,600 +2.01%)가 최근 두 달 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반도체주가 22일 일제히 강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모리 가격하락 등 악재를 마주하며 움츠렸던 어깨를 펴는 모습이다.



22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800원(5.34%) 오른 7만5000원에 거래중이다. 삼성전자가 7만5000원대를 기록한건 지난 9월29일 이후 약 두달만이다. SK하이닉스는 7.62% 오른 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5일 이후 100여일만에 12만원대 자리를 되찾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를 지키고 있는 두 반도체주의 상승 덕에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8% 오른 2997.0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시장은 반도체주 외에는 대폭 조정을 겪고 있다.



두 '큰 형'들 외에 반도체 관련주들 대부분 강세다. DB하이텍 (41,950원 ▲250 +0.60%)은 6.35% 올랐다. 장중 7만9100원으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제주반도체 (23,900원 ▲800 +3.46%)는 전 거래일 대비 23.39% 오른 7070원에 거래중이다. 원익QnC (33,200원 ▲350 +1.07%)는 8.38%, 한미반도체 (142,600원 ▲6,300 +4.62%)는 9.92%, 코미코 (89,000원 ▲3,400 +3.97%)는 11.62% 상승세다. 업종별로 반도체 업체들이 속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이날 4.05% 올랐다.

지난 주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메모리반도체 D램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급등한 영향이 국내 증시까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보다 4.14% 상승마감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45% 이상 올랐다.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7.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27일 이후 약 1년6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종의 '리스크'로 작용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싸이클이 바닥을 찍었다. 이제는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크다.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하락의 주범이었던 모간스탠리가 지난주 낸 보고서에서 "4분기 디램가격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며 입장을 바꿨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 ISI는 "D램 가격이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씨티그룹도 같은 날 "D램 가격 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은 지난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국내와 해외 반도체 주가는 의미있는 상승세를 기록했다"라며 "추가적인 수요의 충격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의 메모리 가격 하락이라는 변수는 더 이상 주가를 끌어 내릴만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신규 반도체공장 투자계획 발표가 임박한 것 역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악관·의회 핵심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

이 부회장을 만난 미 의회 소식통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이번주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건설 장소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종 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부회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 방안과 연방정부 차원의 반도체 기업 대상 인센티브 등에 대해 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삼성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서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더불어 미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다. TSMC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파운드리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메타버스 구축에 서버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과 부품 공급부족의 병목 완화 기대감이 동시 작용하면서 마이크론 주가가 급등했다"며 "여기에 최근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4분기는 반도체 업종의 비중확대 적기"라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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