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많았어요"…수능 마친 재수생 울린 빙수집 사장 손편지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11.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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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지난해 수능날 빙수를 시키고 남긴 후기(왼쪽)와 올해 빙수를 시키고 사장으로부터 받은 편지. /사진=트위터A씨가 지난해 수능날 빙수를 시키고 남긴 후기(왼쪽)와 올해 빙수를 시키고 사장으로부터 받은 편지. /사진=트위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르고 빙수를 주문했다가 가게 사장으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는 한 재수생의 사연이 감동을 안겼다.

지난 18일 A씨는 소셜미디어에 지난해 언니가 수능을 치르고 함께 빙수를 시켜 먹은 뒤 올해도 같은 가게에서 빙수를 주문하고 받은 사장님의 편지를 공개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수능 날 빙수를 주문한 뒤 "수능 끝나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다. 비록 우리 언니는 재도전하겠다고 했지만, 빙수 먹고 힘낸다고 한다. 사장님도 파이팅"이라고 후기를 남겼었다.

당시 사장은 장문의 답글을 남겼다. 그는 "마스크 쓰고 시험 보느라 너무 고생 많았다. 기나긴 여정이 끝난 기분이죠?"라며 "시원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하고 막상 치러보니 이 시험 하나에 내 인생이 좌우되나 싶어서 끝나고 집 가는 길에 창밖만 바라보면서 온 기억이 난다"고 적었다.



이어 "스무 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시, 수능 성적이고 대학교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라며 "과정일 뿐이다. 대학교 동기들 보면 학과와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는 친구도 많고 나 역시도 그렇다"고 했다.

또 사장은 "나도 재수를 했다. 재수하면서 남들보다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1~2년, 그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다"며 "다 각자의 템포가 있다. 그러니 원하는 결과가 나왔든 아니든 주문자님과 언니분 모두 파이팅하길 바란다. 새로운 스무 살, 새 시작을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문 때 요청사항에 '한입 쏙'을 적어주면, 서비스로 붕어빵을 보내준다고 덧붙였다.


이에 A씨는 올해 두 번째 수능에 응시한 언니와 1년 전처럼 같은 매장에서 빙수를 주문하면서 관련 내용을 함께 적었다. 그는 "혹시 사장님이 기억하실까 싶어서 (사연을) 써서 보냈는데 영수증에 사장님 손편지가 적혀 왔다"며 "심지어 붕어빵 두 개나 더 주셔서 먹으면서 우는 중"이라고 했다.

A씨 자매를 기억한 사장은 "지난해 제가 길게 리뷰 답변을 남겼던 그분 맞으시냐"면서 "너무 반갑다. 오늘은 작년보다 부담감이 조금 더 있었을 텐데 너무 고생 많았다. 달달한 빙수 먹으면서 오늘은 푹 쉬길 바란다"고 했다. 또 지난해 약속했던 붕어빵도 서비스로 챙겨줬다.

해당 게시물은 '좋아요' 1만 개, 공유 1만8000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 나도 위로받는 기분이다. 훈훈하다"라며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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