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만 하면 나도 스우파'...'AI 홈트'가 몸짱 만들어 준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1.11.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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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 PT 받는 것처럼 실시간 자세교정 '스파키TV' 개설

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노트북을 켜자 웹캠이 어깨나 팔꿈치 등을 빠르게 스캔한다. 화면에 나타난 인간 형상에는 각 주요 관절 부위에 빨간색 점이 찍혀 있고, 이 점을 잇는 선들이 움직이면서 현재 나의 자세를 보여줬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각종 동영상 중 '방탄소년단(BTS) 다이너마이트 안무배우기'를 클릭하자 화면 속 댄서가 춤추는 동작을 보여주며 설명해준다. 춤에는 소질이 없는 몸치지만 따라서 해봤다. 모니터 안에 댄서와 춤동작이 일치하자 점수가 올라갔다.



지난 1월 온에어(On-air) 된 '스파키(Sparky) TV'를 써봤다. 이를 개설한 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는 "최고 댄서를 찾는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 TV 프로그램이 뜨면서 요즈음 댄스 영상들이 인기가 많다"며 "어떤 분은 일주일 간 한 영상을 47번 되풀이해서 보셨는데 점수가 90점을 넘어 마스터 등급에 올랐다"고 말했다. 데브언리밋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으며 미래 예비 유니콘을 꿈꾸는 유망 스타트업이다.

스파키 TV 홈페이지 캡쳐스파키 TV 홈페이지 캡쳐
지난달까지만 해도 홈페이지 상단엔 홈트(홈 트레이닝) 영상으로 가득 찼다고 한다. 최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야외 활동이 늘면서 홈트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다고. 그 자리를 K팝댄스가 채워가고 있다.



'따라만 하면 나도 스우파'...'AI 홈트'가 몸짱 만들어 준다
스파키TV는 언뜻 보면 유튜브와 같은 비디오 플랫폼이다. 차이점이라면 이용자의 몸짓 등 근육의 움직임을 읽는 3차원(D) 모션 캡처와 AI 시스템을 결합시켜 크리에이터와 사용자의 운동자세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정 대표는 "일대일 PT를 받는 것처럼 실시간 자세교정이 가능한 AI 기반 홈트레이닝 플랫폼"이라면서 "별도의 웨어러블(착용형) 장비 없이 카메라 렌즈에 비춰지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AI가 분석해 바른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 방법을 코칭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스파키TV에 올라온 크리에이터의 운동·춤을 따라 하는 일명 '스파키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점수로 환산되는 크리에이터와의 동작 일치율을 공유하며 자랑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참여를 독려하게 된다.


어느덧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일상이 당연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시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 비즈니스모델(BM)들을 쏟아내고 있다. 실내 자전거 페달에 센서를 달고 대형 모니터를 연결한 후 자전거를 타면 전 세계 이용자들과 온라인으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런 상품들은 가격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고민되는 한가지가 더 있다. '평소에도 잘 안 타고 옷걸이, 빨래 건조대로 쓰던 실내자전거를 이런 장치를 달았다고 해서 과연 계속 탈까?'라는 의구심이다.

정 대표는 "이런 상품들은 시청만 가능한 '단방향 콘텐츠'이므로 운동을 지속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이용자를 계속 붙잡아 두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건 '동기 부여'다. 해결 솔루션은 '상호작용 비디오'에 있다. 스파키TV 서비스는 이런 기획 아래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정규민 데브언리밋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정 대표는 "미국 홈트레이닝 업계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펠로톤 인터랙티브'는 간접동기모델, 사회촉진효과 등을 활용한 사업화를 통해 최근 시가총액 10조원 넘겼다"면서 한국의 펠로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촉진효과'는 주변에 다른 사람이 나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으면 자극을 받아 효율이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밖에 스파키TV는 웹캠으로 읽어들인 이용자의 운동형태를 분석해 자세 교정 뿐 아니라 소모 칼로리, 운동 횟수 등의 데이터를 자동 검출할 수 있다.

스파키TV에 등록된 클라이언트 채널 수는 현재 약 500여개이며, MAU(한 달 간 서비스 이용자 수)는 1만명 정도로 초기 버전 단계이다. 내년부턴 메타버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을 추가해 사용자 수를 늘리고 수익화도 꿰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를 3D 전신 스캐너하는 기능의 특성상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아바타를 만드는 데 최적화돼 있다"며 "아바타끼리 가상의 휘트니스센터에서 만나 함께 운동하는 '메타버스 휘트니스 허브'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 플레이를 하면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메타버스 휘트니스 허브에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아바타에 입힐 레깅스나 요가매트와 같은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MAU 60만명을 이뤄 프리A라운드를 연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거리두기, 1인 가구 등으로 초래된 고립감을 기술로 해소하는 것은 우리 같은 기술 스타트업이 마땅히 맡아야 할 책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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