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태는 9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KBO리그의 왕조로 군림했다. 2001년 해태 타이거즈를 인수한 KIA 타이거즈는 2019년과 2017년 우승을 추가해 총 11번이나 정상에 섰다. 하지만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서는 4연승을 이루지 못했다.
KBO리그 10번째 구단으로 2015년 1군에 뛰어든 KT는 올해가 구단 역사에서 첫 한국시리즈다. 5시즌째에 처음 가을야구에 나섰고, 6년 만에 창단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섰다.
선발 야구가 돋보였다. 1차전 윌리엄 쿠에바스(7⅔이닝 1실점), 2차전 소형준(6이닝 무실점), 3차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5⅔이닝 무실점)가 모두 잘 던졌다. 타선은 엄청나게 폭발한 것은 아니지만 1차전부터 3차전까지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가장 탄성을 모은 것은 수비였다. 특히 내야 수비가 물샐 틈이 없었다. 2루수 박경수는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고, 3루수 황재균도 빠른 타구를 잘 잡았다.
그리고 이날 4차전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 배제성은 5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주권 박시영 필승조가 등판했고, 불펜으로 옮긴 고영표도 연이틀 역투를 펼쳤다. 마무리 김재윤이 우승 세이브를 이뤄냈다.
타선은 1회부터 폭발했다. 두산 마운드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조용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황재균이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손쉽게 선취점을 올린 KT는 유한준 볼넷과 장성우, 배정대의 연속 적시타로 3-0을 만들었다.
2회에도 황재균이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심우준의 내야 안타, 조용호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황재균이 또 한 번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였다. 이어 호잉이 적시타를 쳐 격차를 5점으로 벌렸다.
4회말 한 점을 내주자 5회초 바로 만회했다. 부상을 당한 박경수를 대신해 나선 신본기가 김명신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린 것이다. 개인 첫 한국시리즈 홈런이었다. 6회 2실점했지만 8회초 호잉의 쐐기 투런포가 터지면서 승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