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또 왔대" 의전 매뉴얼도 깼다…이유는 '세일즈 외교'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1.11.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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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24시]'韓-모잠비크 FLNG선 명명식' 뒷얘기 들어보니...

[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가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명명줄을 자른 뒤 '코랄 술'호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11.15.[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가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명명줄을 자른 뒤 '코랄 술'호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11.15.


"우리는 가까운 장래에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더 많은 투자와 더 많은 일자리 창출, 국내의 에너지 생산, 그리고 석유화학 기타 제품의 산업화를 위한 연료 공급의 가능성이 커져 우리가 원하는 경제가 다각화되고, 새로운 활력을 유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 필리프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앞으로도 모잠비크 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달라는 의미를 담아 이처럼 말했다. 문 대통령과 뉴지 대통령은 행사가 끝나고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도 다양한 경제 협력 방안을 놓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잠비크 해상가스전은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LNG 생산이 본격화되면 모잠비크 경제는 연평균 10% 이상 고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로선 모잠비크 현지 인프라와 선박 건조를 비롯한 제조업 관련 수출 등 경제적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이날 이곳을 직접 찾은 배경도 결국 '수출'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현장 일정을 잡을 때 의전 매뉴얼상 지켜야 할 원칙이 몇 개 있다. 같은 장소를 짧은 기간에 다시 간다거나, 비슷한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 연달아 참석하지 않는다. 메시지 중복 및 과잉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일정은 사실 이 같은 의전 공식을 깬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에 이미 거제도 삼성중공업을 다녀갔다. 또 문 대통령은 통상 매주 목요일에 현장을 찾지만 이날은 월요일이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현장 방문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임을 내세우며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했다"며 "뉴지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을 할때도 모잠비크 개발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1.11.15.[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1.11.15.
이날 행사의 주인공인 코랄-술(Coral Sul) FLNG는 전 세계에 있는 4번째 FLNG다. FLNG는 부유식 해양 LNG 액화플랜트(Floating LNG)로 바다 위에 뜬 채로 LNG를 채굴, 생산, 정제, 액화, 저장, 출하 작업을 모두 처리하는 복합 해양플랜트 설비를 말한다.

코랄-술 FLNG는 지난 16일 경남 거제에서 모잠비크로 출항했다. 오는 2022년 1월초 모잠비크 코랄 가스전에 도착할 예정이다. 모잠비크는 북부 제4광구의 코랄 가스전 개발 사업(코랄 FLNG 프로젝트)을 위해 처음으로 FLNG를 발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7년 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프로젝트를 약 25억 달러에 수주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소는 글로벌 FLNG시장에서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전날 출항한 코랄-술 FLNG를 포함해, 전 세계 대형 FLNG 4기를 모두 우리나라가 만들었다.

세계 최초로 수주한 세계 최대 FLNG인 '프릴루드'(Prelude, 삼성중공업)를 시작으로 세계 최초로 건조한 'PFLNG Satu'(대우조선해양) 등 3척의 FLNG는 현재 호주와 말레이시아 해상에서 LNG생산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174k급 LNG운반선(길이 300m, 폭 45m 전후)보다 큰 규모일때 대형 FLNG로 부른다.
[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1.11.15.[거제=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1.11.15.
이번 코랄-술 FLNG는 모잠비크 최초의 FLNG로서, 모잠비크 Area4 광구 코랄가스전으로 이동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LNG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스전 탐사부터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10% 규모로 참여하고 있는 모잠비크 Area4 해상광구는, 2020년 국내 LNG소비량 기준으로 약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의 매장량을 가진 21세기 세계 최대규모의 천연가스전이다.



가스전 개발을 통한 추가적인 LNG 생산량 증산시 이를 운반할 LNG운반선의 발주가 예상돼 현재 글로벌 LNG운반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세계 LNG운반선 발주 총 55척 중 91%(50척)를 국내에서 수주한 상황이다. 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육·해상 플랜트 및 해상경비정 등이 발주되는 경우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의 추가적인 사업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눈에 띄는 점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모잠비크 로부마 바신(Rovuma Basin) Area 1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될 LNG 운반선 17척(31억5900만 달러 규모)을 수주했다는 것이다. 이는 환산톤수(CGT) 기준 국내 조선사 수주 역사상 최대 규모(149만CGT)다. 수주액 기준으로는 최근 7년(2015년~2021년) 내 국내 최대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향후 모잠비크 현지 사정이 더욱 안정화되고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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