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날아가는데...형제회사 NHN "우린 구름이라도"[인싸IT]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21.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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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GIO, 이준호 NHN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스1(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GIO, 이준호 NHN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뉴스1


네이버·카카오가 최근 4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일각에서 과도한 플랫폼의 확장에 대한 경계론까지 퍼지는 가운데 이를 우울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회사가 있다. 바로 네이버·카카오의 '형제' 기업이던 NHN (22,750원 ▼100 -0.44%)이다. 2013년 분사이후 매출규모와 시가총액 등에서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체급차이가 벌어진 것이다.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확실한 플랫폼의 유무가 운명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은 3배, 시총은 32~37배 차이…'플랫폼' 유무에 엇갈린 운명
옛 NHN은 네이버·카카오 창업주가 세운 네이버컴과 한게임이 합쳐 세워진 회사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10년 카카오톡을 만든 후 이듬해 NHN을 퇴사하고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2013년 NHN의 검색·플랫폼 부문을 분사하면서 세 기업이 각기 제 갈 길을 갔다. 이준호 NHN 회장이 한게임 등 게임 사업 중심으로 'NHN엔터테인먼트'로 독립한 게 현재의 NHN이다.



분사이후 체급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NHN의 지난해 연매출은 1조6752억원으로 네이버(5조3041억원), 카카오(4조1568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올들어선 매출 격차가 더 커졌다. 시가총액은 15일 기준 네이버 67조4300억원, 카카오 57조7100억원인 데 비해 NHN는 1조7800억원대로 30배 이상 벌어져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부재한 NHN의 한계를 지목한다. 네이버는 검색 플랫폼 기반 최대 포털로,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한 네트워크 효과를 십분 활용한 반면 NHN의 한게임은 이렇다할 플랫폼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에 NHN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 NHN한국사이버결제 (11,690원 ▲190 +1.65%)) △음악 스트리밍(NHN벅스 (4,195원 ▼35 -0.83%)) △웹툰·웹소설(NHN코미코) △예매(NHN티켓링크) △보안(피앤피시큐어) △쇼핑(고도몰) △광고분석(어메이징소프트) 등을 인수하며 신성장동력을 모색중이지만 아직까지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4일 오전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 참석해 광주시-NHN㈜-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간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진 NHN㈜ 대표, 이용섭 광주시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차식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광주시 제공)2021.2.4/뉴스1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이용섭 광주시장이 4일 오전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 참석해 광주시-NHN㈜-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간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진 NHN㈜ 대표, 이용섭 광주시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차식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장.(광주시 제공)2021.2.4/뉴스1
더욱이 주력이던 게임도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한게임 등 게임사업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 매출이 4631억원으로 NHN의 전체 분기 매출 수준인 것과 대조된다. NHN은 지난해부터 국내 출시할 신작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 웹보드 게임과 일본향 신작만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의 또다른 축인 음원서비스 벅스도 사정이 비슷하다. 21년 전통의 국내 최초 음원 서비스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실적부진에 빠져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MAU(월간순이용자수, 안드로이드+iOS)는 멜론이 816만여명, 네이버 바이브가 86만여명인 데 비해 벅스는 53만명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파워가 큰 멜론(카카오)·유튜브뮤직(구글)·바이브(네이버)뿐 아니라 통신사 고객 기반인 지니뮤직(KT)·플로(SK텔레콤) 등에 확연히 밀린다

네이버·카카오 날아가는데...형제회사 NHN "우린 구름이라도"[인싸IT]
플랫폼 영향 덜한 B2B 사업 확장…NHN 체질 개선에 쏠리는 눈
NHN이 반전카드로 삼고있는 것은 B2B 사업이다. 특히 클라우드와 지불결제 분야를 먹거리로 삼고 사업 확대에 나선다.


클라우드 CSP(클라우드서비스 공급) 사업은 후발주자이지만 무서운 속도로 선두권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내년 분사를 앞둔 NHN클라우드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해외 사업자의 영향력이 덜한 공공 분야에서 네이버와의 맞대결한다. 정우진 NHN 대표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CSP 사업만 따졌을 때) 각 사 내부 매출을 걷어내고 보면 NHN이 네이버 매출의 절반 수준까지는 따라 잡았다"고 말했다. NHN은 경상·전라도 등 남부 지역에서 민간·공공대상 CSP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역시 수도권을 공략하는 네이버와의 차별화 전략이다. 경남 김해와 광주에 거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페이코의 경우 간편결제 업계에서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3강을 형성한다. 특히 페이코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과 경쟁하는 제3 인터넷서비스나 오프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운다. 실제 페이코 오프라인 결제는 지난 3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56% 성장했고, 전체 결제액에서 비중도 21%로 늘었다.

NHN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것은 아쉽지만 게임사의 틀을 벗어나 기술기업으로서 차별화를 시도하고있다"면서 "앞으로 CSP 사업과 두레이 등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소프트웨어 사업에다 간편결제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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