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가구 500→300만원…리빙시장 '게임체인저' 떴다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1.11.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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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 "복잡한 유통과정 제거,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되는 명품가구"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


명품을 백화점이 아닌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명품거래 플랫폼 시장이 커지고 있다. 패션 쪽은 발란을 비롯해 머스트잇과 트렌비 등의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가구나 인테리어 같은 리빙분야 명품플랫폼은 아직 미개척지다. 여전히 백화점이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오늘의집이 리빙분야 플랫폼 시장을 열었으나 중저가 브랜드가 주력 상품이다.



하이엔드, 럭셔리 가구를 찾는 고객 입장에서는 백화점이나 청담동·논현동 명품가구점에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 이같은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유럽 명품가구 시장을 직접 개척하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이 있어 주목된다.

세계적인 명품가구 브랜드 대거 확보
유럽 명품가구 500→300만원…리빙시장 '게임체인저' 떴다
프리미엄 커머스플랫폼 '알렛츠'(ALLETS)를 운영하는 인터스텔라는 기존 뷰티·의류 카테고리를 확장해 이달 초 해외가구 판매를 새롭게 시작했다.



모던가구의 상징으로 불리는 '놀'(Knoll)을 비롯해 독일의 '클래시콘'(Classicon), 덴마크 '칼한센'(Carl Hansen)과 '베르판'(Verpan), 스위스 '비트라'(Vitra), 핀란드 '아르텍'(Artek) 등 세계적인 명품가구 브랜드를 대거 확보했다.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사진)는 "과거에는 디지털 경험이 없어 명품을 백화점에서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병행수입 채널이 생기고 디지털 학습도가 높아지면서 같은 명품이라도 온라인에서 더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열렸다"고 했다.

박 대표는 "그런데 패션과 달리 리빙시장은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 청담동이나 논현동에 있는 가구점에서 독점적으로 명품가구를 판매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책정된 가격에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부티크서 바로 소비자에 배송되는 시스템 구축
유럽 명품가구 500→300만원…리빙시장 '게임체인저' 떴다
박 대표는 직접 유럽의 명품가구 브랜드들과 접촉하며 유통·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시차로 인해 '퇴근 없는 삶'의 나날이다. 현지 부티크(명품브랜드 회사들의 총판)를 통해 가구를 국내로 곧바로 들여오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박 대표는 "발란 같은 명품패션 플랫폼처럼 1차 도매상(부티크)에서 고객에게 배송할 수 있는 유통경로를 확보하고 있다. 그렇게 하니 시중에서 500만원에 판매되는 가구를 300만원대에 팔고도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수입업체들이 공급권을 쥐고 있어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사실상의 카르텔이었다"며 "해외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해 2~3차 유통단계를 없애면 하이엔드 가구의 공급문제를 해소하고 가격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외국여행을 갔을 때 패션 쪽은 구매하기가 쉽지만 가구는 매우 어렵다. 환불도 안 되고 통관도 힘들다"며 "알렛츠는 가구 직배송을 위한 물류창고를 현지에 두고 국내 고객에게 바로 배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같은 유통구조를 통해 국내 고객들의 해외 명품가구 구매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품패션 플랫폼은 레드오션이 됐지만 리빙은 공급량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곳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잘 먹고 잘 입는 것에서 공간 개념으로 삶의 질 확장"
유럽 명품가구 500→300만원…리빙시장 '게임체인저' 떴다
당초 인터스텔라의 사업모델은 커머스가 아니었다. 기업용 광고·마케팅 콘텐츠 제작이 주력 사업이었다. 웹드라마 형식의 이마트 광고는 '2017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은상을 받았다. 전기차 테슬라의 한국 출시 캠페인 영상도 인터스텔라의 작품이다.

박 대표의 이력 자체도 콘텐츠에 특화돼 있다. 중앙일보 기자로 시작해 '쎄시' 창간, '인스타일' 편집장을 거쳐 중앙M&B(현 JTBC플러스)에서 본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20여년간 몸담은 종이산업의 한계를 내다보고 디지털콘텐츠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창업 2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지만 광고콘텐츠만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 여기서 박 대표는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결단을 내렸다. 콘텐츠에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상품을 사고 싶게 만드는 플랫폼'으로 알렛츠를 발전시켰다.

이번 명품가구 리빙영역으로 사업을 넓힌 것은 박 대표의 또다른 결단이다. 그는 "삶의 질이 좋은 걸 먹고 마시고 입는 개념에서 지금은 공간에 대한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좋은 테이블이나 조명, 향기 등 리빙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방탄소년단(BTS)이나 '오징어게임'처럼 한국의 리빙브랜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으로 'K리빙'의 수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그는 "한국에 있는 좋은 아이템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브랜딩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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