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030 이탈에도 컨벤션 효과? 지지율 상승 이유는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1.11.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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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후보·당 지지율·정권교체론 상승…이탈한 2030 李로 이동하기보다 관망 가능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에서 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에서 한 지지자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 이후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격차를 늘리고 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2030 세대 일부 이탈 후유증을 압도적인 정권교체 민심이 희석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지지율, 이재명 압도…정권교체론 우세
1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후보 간 5자 가상대결에서 지지도는 윤석열 41.7%, 이재명 32.4%, 안철수 6.3%, 심상정 4.5%, 김동연 1.0%로 윤 후부와 이 후보의 격차는 9.3%p(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정권유지 여론 등 여권의 주요 지표가 동반 하락한 점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0.3%로 지난 9월 정기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0.9%로 2주 전에 비해 6%p(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정권교체' 여론은 56.6%에 달했으며 민주당 지지율은 30.3%로 국민의힘 41.2%에 비해 크게 뒤졌다.

여기엔 보수층의 결집 외에도 중도층이 가세하는 모양새다. 중도층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43.0%로 이 후보 28.3%보다 크게 앞섰다.



윤석열, 2030 이탈에도 컨벤션 효과? 지지율 상승 이유는
이같은 흐름은 지난 5일 국민의힘 본경선 이후 나온 여론조사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선 윤 후보 43.0%, 이 후보 31.2%로 격차가 역시 오차범위 밖이었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주 조사 대비 10.6%포인트 증가했다. 윤 후보는 남성, 2030, 서울, 학생, 중도층,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층 등에서 크게 상승했다.

2030 탈당 영향은…"통계적으론 의미 작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렇다면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2030 세대들의 탈당 움직임은 큰 틀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경선 흥행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와 보수층의 결집, 정권교체 기조 강화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일부 2030 이탈로 인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희석됐다고 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현재 전당대회 후 탈당한 선거인단은 3000여명으로, 전체 58만명에서 보면 통계적으론 의미가 크지 않은 수치"라며 "반대로 입당한 인원이 6000명이 넘는데, 통상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이 되는 비중이 60%라고 봤을 때도 입당한 수가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도 경선이 끝난 직후 탈당과 입당 움직임이 있는데 주말을 끝으로 잦아드는 추세"라며 "특히 최근처럼 여론조사 지지율 수치가 오르면 입당이 더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2030에 호감도 낮지만…이재명 선호 더 낮아
윤석열, 2030 이탈에도 컨벤션 효과? 지지율 상승 이유는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언론에 보도된 만큼 탈당이 당장 러시를 이룰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청년층이 윤석열에 대한 호감도가 낮지만 그렇다고 이재명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는 관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체적으로 지난 4월 서울·부산 재보선 때와 비슷하게 중도층도 정권교체에 힘을 싣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석열 지지율 상승은 단순 컨벤션 효과만은 아니다"라며 "40~50대를 빼고 전 연령층에서 이 후보를 앞서고 2030 표심도 상당수 흡수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국사태 등을 기점으로 민주당의 누적된 모순이 드러나면서 2030들이 민주당에서 돌아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머니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18~29세에서 윤 후보는 33.2%로 이 후보(16.9%)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30대에선 이 후보 30.4%, 윤 후보 29.1%로 오차범위 이내 박빙 양상으로 나타났다.

다만 등돌린 2030 표심이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비유하자면 윤석열은 불확실한 어음이 오르는데 현금은 빠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빠져나간 당원들은 윤석열을 찍을 가능성이 낮지만 새로 유입된 당원은 원래 지지자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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