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7% 배당받자"…답답한 '박스피' 대신 '리츠' 뜬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1.11.1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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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7% 배당받자"…답답한 '박스피' 대신 '리츠' 뜬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안정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리츠(부동산 투자 신탁)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호텔, 리테일, 오피스, 물류센터 등 다양한 자산을 편입해 수익률을 높인 리츠들이 등장하고 있어 연 5~7%대의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10월8일~11월8일)간 테마형 지수 중 리츠인프라·우선주혼합지수는 2.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0.13%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뜻한다.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오피스, 상가 등 수익성 부동산을 매입해 운영하다가 처분하는 게 주요 업무다. 임대수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시세 상승에 따른 매각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자체가 아닌 리츠의 주식을 소유하는 구조여서 최소 수천만원이 필요한 직접투자와 달리 단돈 몇 만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자산의 최소 단위가 작기 때문에 처분하기도 쉽다. 특히 증시에 상장돼 있는 리츠는 수시로 거래할 수 있다. 또 리츠는 물가 상승시 임대료 등이 함께 올라가는 구조를 지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 기능도 있다.

9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총 15개다. 국내 주요 상장 리츠 대다수는 1년에 두 번씩 배당한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에 신한알파리츠 (6,630원 ▼90 -1.34%), 코람코에너지리츠 (5,070원 ▲10 +0.20%), ESR켄달스퀘어리츠 (4,360원 ▼45 -1.02%) 등은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50%를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9월 증시에 입성한 SK리츠는 국내 리츠 중 처음으로 분기(4회) 배당을 실시한다는 이점이 부각돼 공모가 대비 26% 올랐다.

리츠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리포트도 눈에 띈다. 김세련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9일 신한알파리츠에 대해 자산가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목표주가를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투자의견도 기존 중립(HOLD)에서 매수(BUY)로 올렸다.


김 연구원은 "신한알파리츠는 2018년 최초 상장 당시 2개 자산, 자산가치 6833억원에서 총 투자자산 7개, 2조1000억원 규모의 대형 오피스 리츠로 성장하게 됐다"면서 "핵심 오피스 빌딩 추가 매입과 이에 따른 배당 확대, 기존 오피스빌딩의 취득가 대비 공정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리츠에 대한 청약 경쟁도 뜨겁다. 오는 1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NH올원리츠는 지난달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리츠 기준 올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NH농협리츠운용이 운용하는 NH올원리츠는 오피스, 물류센터 등 다양한 종류의 자산에 투자한다.

또 올 연말과 내년 초 상장할 새내기 리츠도 눈여겨 볼만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글로벌 톱3 물류기업인 페덱스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12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용산 드래곤시티 호텔 일부와 인천 스퀘어원 쇼핑몰 등을 기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서부티엔디리츠도 연내 상장이 점쳐진다. 내년 상반기에는 마스턴프리미어, 더원리츠 등이 상장 절차를 밟는다.

전문가들은 투자할 리츠가 어떤 기초 자산을 가졌는지, 수익률이 얼마나 나오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실률이 높은 건물이라면 부동산 투자수익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배당주 투자 적기를 찾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드코로나로 오프라인 소비와 관련 깊은 리츠 섹터의 임대료 성장률이 가팔라질 것"이라며 "금리인상기에 오히려 이자비용을 임대료에 전가할 수 있어 안정적 배당이 가능한 리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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