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동해 공장 전경/사진=LS전선
LS전선 동해공장의 첫인상은 방대한 공장 전경보다 손바닥만한 명함에서 더 강렬하게 뿜어져 나왔다. 오만식 해저생산팀 차장에게 건네받은 명함은 한글이라곤 한 글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름과 직함, 주소까지 모두 영어로 이루어져있다. 120여개 국가에 전력케이블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위용을 드러내는 듯 했다.
서울역에서 KTX와 차를 이용해 3시간여를 달려온 동해공장. 해저케이블과 산업용특수케이블을 생산하는 총 3동의 공장이 동해항 옆에 자리잡고있다. 머리 위로 케이블이 건너가는 육교가 눈에 띄었다.
해저케이블을 LS전선 직원이 살펴보는 모습/사진제공=LS전선
생산 과정에 따라 착착 옮겨지는 케이블 못지않게 눈길을 끈 것은 깨끗한 내부였다. 거대한 공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먼지 한톨 보이지 않는 바닥에 모든 재료들이 잘 정리돼 있었다. 해외 고객사들은 유난히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케이블 자체의 품질 외에도 예쁜 디자인과 공장 정리정돈 모습까지도 살펴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은 특성이 해당 공장의 꼼꼼함을 나타내는 힌트가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안전모가 하나가 떨어져 있는 정도도 해외 고객사는 용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많은 직원들이 안전모에 가족사진을 붙여 다루는 등 모든 과정을 소중히 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턴테이블 위 해저케이블이 돌돌 말려있다/사진제공=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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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대만 풍력단지에 사용될 해저케이블이 동해항에서 선적을 하고 있었다. 1분당 8m의 속도로 턴테이블이 천천히 돌아가며 노란색과 검정색으로 이루어진 해저케이블을 선박으로 천천히 끌어올렸다. 선적과 포설까지 함께 하는 포설선은 4000톤의 규모를 자랑했다. 이 포설선은 지난달 28일부터 선적을 시작했는데, 날씨에 따라 선적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LS전선 동해공장 전경/사진=LS전선
LS전선은 그에 발맞춰 2008년 한국 최초로 해저케이블 공장을 만든 후 단 10여년만에 글로벌 1위로 성큼 올라섰다. 경쟁자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의 60년 세월을 단숨에 따라잡아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진도와 제주를 연결하는 해저케이블을 건설한 이후 네덜란드와 벨기에, 영국, 미국, 대만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곳곳의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해냈다. 수요가 넘쳐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현재 4번째 공장 동을 짓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수요가 과거 대비 폭증하고 있다"며 "2023년 1월까지 현재 공장 동보다 생산 규모가 더 큰 공장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