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스포츠 선수단 운영한다…이색 ESG 경영 '눈길'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21.11.0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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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 게임 유니콘 엔픽셀, 장애인선수단 운영…정규직과 동일한 복지 지원

엔픽셀 장애인 선수단 김광진 수영 선수가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다양한 기량을 뽐내며 훈련하고 있다.엔픽셀 장애인 선수단 김광진 수영 선수가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다양한 기량을 뽐내며 훈련하고 있다.


최단 기간 게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에 오른 엔픽셀이 스타트업 업계 최초로 장애인 선수단을 창설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하는 선수단 운영에 뛰어들어 스타트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엔픽셀은 회사를 상징하는 'n'(무한대')의 개념을 사회로 확장시켜 ESG의 성공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8일 게업 업계에 따르면 엔픽셀은 울산 장애인 체육회 소속 선수들로 수영 5명, 육상·필드 1명으로 구성된 장애인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선수단은 지난달 열린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9개 메달(금7, 은1, 동1)을 획득했다



엔픽셀은 선수들에게 급여, 유니폼, 신발을 비롯해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한다. 게임업체들의 복리후생이 일반기업들보다 뛰어난 점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지원인 셈이다.

박세헌 엔픽셀 경영지원총괄은 "선수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스포츠 선수단 운영은 대기업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여겨졌다.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이 장애인선수단을 운영하고 있다.

엔픽셀의 장애인선수단 지원은 배봉건, 정현호 대표의 독특한 이력과 맥을 함께 한다. 두 대표는 2013년 넥서스게임즈(현 넷마블게임)를 공동창업한 뒤 현재 넷마블의 대표게임인 '세븐나이츠'를 개발했다. 이후 넥서스게임즈를 매각한 뒤 2017년 9월 엔픽셀을 다시 창업했다.

엔픽셀이 올해 1월 내놓은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그랑사가'는 국내에서 사전 예약자 500만명을 돌파했고, 오는 18일 서비스 예정인 일본에서는 사전예약자 30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엔픽셀의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 엔픽셀의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
동종업으로 연쇄창업에 도전한 두 대표는 기업 문화 조성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을 단순히 '도전'이 아니라 '사회와 동반성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우선 직원들을 위한 '무한 복지'를 내세운다. 이 같은 노력은 오는 12월까지 진행되는 엔픽셀의 첫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도 알 수 있다. 엔픽셀은 현재 5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엔픽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직원들의 안전을 우선시해 점심 및 저녁 도시락을 지원한다. 바리스타가 상주해 직원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사내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또 연 200만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해 직원들의 자기 개발 및 일상지원들을 하고 있다. 이는 직원의 행복한 일상에서 게임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더 나아가 사회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이밖에 임직원과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하는 단체상해보험 가입이 제공되며, 생일 및 결혼기념일 등 직원들의 기념일 역시 복지 혜택으로 지원하고 있다.

엔픽셀 관계자는 "업력 4년차의 스타트업이지만 엔픽셀이 해외 시장 공략부터 사회공헌활동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한한 도전'과 '혁신'을 지향하는 기업가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도 무한대를 상징하는 'n'과 게임과 게임제작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픽셀'을 조합했다"며 "회사가 '하나의 픽셀로부터 시작되는 무한한 도전'을 지향하듯, 직원과 사회 구성원 모두의 도전을 지향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픽셀은 지난 8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았다. '그랑사가' 외에 차기작으로 2022년 공개 목표로 '크로노 오디세이'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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