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약'에 항공株 리오프닝 기대…지금 사도될까?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11.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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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경구용(먹는 약)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리오프닝(경재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특히 항공주(株)들의 주가가 크게 들썩인다. 최근 국제선 운항도 단계적으로 재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가 등 종합적인 상황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오전 11시33분 현재 대한항공 (20,200원 ▼350 -1.70%)은 전 거래일 대비 850원(2.82%) 오른 3만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진에어 (13,330원 ▼100 -0.74%)는 1750원(8.97%) 오른 2만1250원, 제주항공 (10,730원 ▼260 -2.37%)은 850원(4.03%) 오른 2만1950원, 에어부산 (2,630원 ▼50 -1.87%)은 115원(4.46%) 오른 2695원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 아시아나항공 (10,570원 ▼240 -2.22%), 티웨이항공 (2,620원 ▼65 -2.42%), 티웨이홀딩스 (433원 ▼11 -2.48%) 등 모두 동반 상승 중이다.

항공주가 상승하는 원인은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임상 결과를 지난 5일 발표했다.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머크)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또다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등장한 것이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상대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증상이 발현된 지 사흘 내에 치료제를 투여하면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하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가능한 빨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추수감사절(11월25일) 연휴 전에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구용 치료제는 현재 코로나19로 사용하는 '렘데시비르' 등 정맥주사보다 접근성이 높고, 항체 치료제 대비 비용이 낮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머크 등은 현재 치료제가 부족한 외래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인데 임상 결과에 따라 경구용 치료제가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백신이 나온 뒤로 리오프닝 기대가 높아졌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복용이 쉬운 치료제의 개발은 코로나19 위험성을 한단계 더 낮춰줄 수 있다. 이에 증시에서는 '진짜 리오프닝'이 다가올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 치료제 발표와 동시에 미국 리오프닝 관련 주인 항공, 여행, 크루즈 관련종목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5일 델타항공은 8.1%, 유나이티드 에어는 7.3%, 로얄캐리비안크루즈는 9% 뛰었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잠재된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달 해외여행 키워드 검색 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항공 수송 실적은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31만3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 대비 여객 수는 4% 수준이지만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선 여객은 331만명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국제선 노선별 수요는 미주, 유럽 중심의 장거리 노선 중심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9541톤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는 태국(방콕), 싱가포르, 호주(시드니), 뉴질랜드(오클랜드), 일본(후쿠오카) 노선이 재개된다"며 "내년 연간 국제선 여객 수요는 2019년 대비 50%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무조건 여행·항공주 전망을 낙관적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 연구원은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 결과가 긍정적인 소식은 맞지만, 국제여객 수가 'V자 반등'을 하려면 국가간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 상승세도 주목해야할 요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도 화물만 좋을 전망이나 해운선사 주가에서 알 수 있듯이 물류대란의 수혜는 일시적인 왜곡으로 평가절하되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유가가 너무 먼저 급등해 버렸다. 따라서 항공주 투자는 유가 상승세가 일단락되기까지 쉬어가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앞으로 반등의 기회는 해외여행 예약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점에 달려있다. 빠르면 연말쯤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정위가 올해 안으로 양대 국적사 통합에 대한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 오는 12월에는 다시 바닥잡기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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