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민심에 화들짝?… 尹측 "홍준표, 천재성 있다" 러브콜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1.11.09 05:30
글자크기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5/뉴스1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5/뉴스1


국민의힘이 '홍준표 낙선' 후유증을 겪고 있다. 홍준표 의원을 지지해온 2030 당원들의 탈당 러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것. 윤석열 대선후보 측에서는 팔을 걷고 홍 의원 띄우기에 나서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대선후보 비서실장에 낙점된 권성동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 등 다른 후보에 대한 2030의 지지가 역선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선 결과에 상처받은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최근 홍준표 의원의 경선 탈락으로 탈당을 예고한 일부 젊은 당원들의 움직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위장당원으로 가입했다는 증거"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권 의원이 이런 해석에 거리를 둔 것이다.

적극적인 '홍준표 모시기' 메시지도 나왔다. 홍 의원의 지지를 어떻게든 확보해 청년 민심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석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홍 의원은 저하고 관계가 좀 그렇기는 했지만 정치적 천재성이 있는 분이다. 소위 지니어스(genius·천재성)가 있다"며 "윤 후보가 홍준표 의원을 정치 스승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과 앙숙에 가까운 관계였던 하 의원이지만, "홍 의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드린다"며 "윤 후보가 '우리는 다 같은 하나의 팀이다', '깐부다' 이런 얘기를 했듯이 지극 정성으로 공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이 청년을 위해서 제시했던 어떤 공약들, 정책들을 저희가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게 없나 살펴보고 있다"며 "예를 들어 순수모병제는 아니더라도 모병제적 요소를 가미한, 제 표현으로는 한국형 모집병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석열 캠프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서 "윤 후보가 자꾸 홍 의원을 직접 찾아뵙고, 전화 드리고 '도와주십사' 이렇게 부탁드리는 게 예의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김 특보는 "윤 후보가 홍 의원을 만날 수도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후보가 최소한 전화로 '만나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말하고, 홍 의원이 만나주신다면 얼른 가서 만나야 한다"고 힘을 줬다.

홍 의원이 실제로 윤 후보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현재까진 낮아보인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를 열광적으로 지지해준 2040들의 놀이터 청년의 꿈 플랫폼을 만들어 그분들과 세상 이야기하면서 향후 정치 일정을 가져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선 정국에 참여하기보다는 개인적 정치 영역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도 "비리혐의자끼리 대결하는 비상식 대선이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두 분(이재명-윤석열)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 대선에서 부디 살아 남는 대선이 되도록 부탁드린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주말 수도권에서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 비율은 75%(1350명)가 넘는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 측에서 "탈당 숫자가 많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을 겨냥해서는 "허위의 정보를 유통시키는 의도를 모르겠다. 그렇게 2030을 조롱해서 얻고자 하는 정치적 이득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