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코알라, 성병 감염률 85%…백신 효과 없으면 멸종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21.11.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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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호주 산불 당시 화재로 부상을 입은 코알라가 야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AFP/뉴스1지난 2019년 호주 산불 당시 화재로 부상을 입은 코알라가 야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AFP/뉴스1


호주의 상징적인 동물 코알라 사이에서 '성병'이 퍼지면서 산불 등 서식지 파괴에 더해 개체 존속에 위협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최근 호주 코알라들 사이에 성병인 '클라미디아'(Clamydia)가 확산하고 있다. 클라미디아는 감염된 코알라에게 불임을 유발하고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치료 후에도 코알라의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시드니 대학 수의병리학 교수 마크 크록켄버거는 "지난 2008년 호주 구네다 지역 코알라의 클라미디아 감염률이 약 10%에 불과했지만 2015년 60%까지 상승했고 현재는 현재는 약 85%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 전역에 사는 코알라들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현재 코알라들을 보호하기 위해 클라미디아에 대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크록켄버거 교수는 "이 백신이 효과가 없으면 코알라들이 멸종될 위험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성병뿐 아니라 산불 등 서식지 파괴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 2019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코알라 개체수를 심각하게 감소시켰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이 화재로 6만마리 이상의 코알라들이 죽거나 다쳤고 서식지를 잃었다.

지난 7월 호주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서식지를 잃은 코알라 무리에서 성병이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알라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분류하는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의 목록에 '취약종'으로 등록돼 있다. 국제 자연 보전 연맹은 야생에 10만~50만마리 사이의 코알라가 있다고 말하지만 호주코알라재단은 실제 개체 수를 5만8000마리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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