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양상추 뺀 맥도날드 vs 양배추 준 롯데리아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1.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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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사진=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갑작스런 한파로 양상추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랜차이즈업계가 양상추 수급 문제에 직면했다. 이는 '양상추 빠진 햄버거'로 이어졌다.

시작은 '한국맥도날드'다. 지난달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대신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고 알렸다.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받아든 소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고기 마카롱이냐" "'정크푸드'인데 몸이 더 안 좋아지는 느낌이다" "대체 가능한 채소를 넣어야지" 등 불만이 쏟아졌다. 맥도날드는 "내부 품질 기준에 맞는 양상추만 써야 해 다른 채소로 대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후 '버거킹'도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공급을 중단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양상추 대신 '너겟킹' 3개를 대신 주고 있다.



실제 4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상등급 양상추 10㎏의 평균가는 2만1511원으로 전년 동월 동일 대비 161.0% 올랐다.

그런데 모든 업체들이 맥도날드처럼 대응한 것은 아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이달 1일부터 지방 일부 매장에서 양상추 50%를 같은 채소인 양배추로 대체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비자 불만은 없다는 게 롯데리아 설명이다.

또 다른 버거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 (62,000원 0.00%)'와 신세계푸드 (36,150원 ▲250 +0.70%)의 '노브랜드버거', 'KFC', SPC그룹이 운영하는 '쉐이크쉑' '에그슬럿' 등은 기존과 같이 양상추가 들어간 버거를 제공하고 있다. 일시적 양상추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샌드위치 속 양상추를 빼진 않았다. 대신 샐러드 메뉴만 판매를 중단했는데 이날 다시 양상추 수급 정상화에 나섰다.

이쯤되면 왜 유독 맥도날드의 수급 불안정이 소비자에 부담을 전가할만큼 더 심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 하반기 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난 폐기용 식자재 재사용, 아르바이트 근로자의 주휴수당 미지급과 장애인 직원 차별대우 주장 등으로도 논란의 대상이 된 바 있다. 2017년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발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고객에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맥도날드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박미주 기자/사진= 박미주 기자박미주 기자/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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