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바이오, 달리는 게임...코스닥 시총 경쟁도 치열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11.0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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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쓰는 바이오, 달리는 게임...코스닥 시총 경쟁도 치열


코스닥 1000선을 전후로 한 지루한 등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가총액 순위는 매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기존 강자였던 바이오주가 밀려나고 2차전지주가 부상한 가운데 최근에는 게임주가 그 자리를 꿰차는 추세다.

4일 코스닥은 전날보다 3.57포인트(0.36%) 내린 1001.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1000선을 돌파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000선 근처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지수 자체는 큰 변동이 없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한 달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게임주다. 펄어비스 (28,550원 ▲850 +3.07%)(6조8341억원), 카카오게임즈 (20,750원 0.00%)(6조8121억원), 위메이드 (45,950원 ▼2,050 -4.27%)(5조5573억원) 등 3종목이 각각 4~6위를 순서대로 차지하고 있다. 이중 3위 엘앤에프부터 5위 카카오게임즈까지 시총 차이는 약 3200억원에 불과해 언제라도 역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9월 말 기준 각각 6위와 7위에 자리했지만, 약 한 달 만에 순위를 두 칸씩 끌어올렸다. 시가총액 역시 각각 1조5099억원, 1조9051억원 증가했다.



게임주 중에서도 가장 극적인 상승을 이뤄낸 종목은 위메이드 (45,950원 ▼2,050 -4.27%)다. 위메이드는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면서 12% 하락했는데도 9월 말 대비 약 130% 오른 상태다. 당시 시총 5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종목이 단숨에 6위까지 올랐다.

대표작 '미르4'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기대감까지 반영된 효과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기반의 NFT(대체불가능토큰) 기술을 이용한 '플레이투언'(Play-to-Earn·돈 버는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은 미르4 흥행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으로서 위믹스의 잠재력이 선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게임주 이전에 코스닥을 이끌었던 2차전지주는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다. 대표주 에코프로비엠 (227,500원 ▼1,500 -0.66%)(9조9931억원)과 엘앤에프 (150,600원 ▲2,200 +1.48%)(7조1361억원)가 여전히 2,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자체는 한 달 전과 큰 차이가 없다. 엘앤에프는 이날 7% 상승에 힘입어 9465억원 늘었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오히려 2433억원 줄었다.


올해 2차전지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잠시 쉬어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날 두 종목이 모두 7% 전후 오르는 등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은 모습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2차전지 업계 주가가 강세를 보인 반면 국내 2차전지 주가는 조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연초부터 급등했던 국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테슬라의 중국 LFP(리튬·인산·철) 채택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코스닥의 전통 강자인 제약·바이오주는 올해 내내 주도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관심을 받았던 기업들은 기대감 하락에 따라 주가도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상태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는 최근 한 달간 시가총액이 4조원 가까이 줄었다. 시총 5위 내에 머무르던 에이치엘비 (100,000원 ▲2,700 +2.77%)셀트리온제약 (89,700원 ▼2,200 -2.39%)은 각각 7위와 8위로 밀렸다. 지난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씨젠 (21,450원 ▼50 -0.23%)은 어느새 시총 3조원선이 무너지면서 13위까지 밀렸다.

올해 하반기 이후 2차전지, 게임 등 일부 업종 위주의 장세가 지속되면서 소외받는 현상이 지속된 것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제약·바이오 주요 종목이 속한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은 지난해 3월 저점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제약·바이오 종목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시행 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될 경우 주춤했던 임상시험 등 활동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축적한 현금을 통해 바이오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활동도 활발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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