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사무실 안간다..기업들 거점 오피스 운영 확대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11.02 17:28
글자크기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있는 포스코그룹 거점오피스 위드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사진제공=포스코그룹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있는 포스코그룹 거점오피스 위드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사진제공=포스코그룹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위드 코로나' 체제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의 업무 환경도 바뀌었다. 특히 사무실에 개인 책상을 두는 대신 거점 오피스를 만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원격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을 위한 기업 차원의 배려다.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거점 오피스 체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45,000원 ▲3,500 +1.45%)와 포스코, 한화 (27,450원 ▲150 +0.55%), SK디스커버리 계열사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운영할 거점 오피스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 직전부터 그룹사 직원들이 공유하는 거점 오피스 '위드 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 70석, 을지로 금세기빌딩 50석 규모다. 1인용 몰입좌석, 다인용 라운지, 회의실 등 다양한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현재는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46,050원 ▼850 -1.81%),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등 4개사만 이용하고 있지만 향후 거점 오피스 확충을 고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거점 오피스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정착된 원격근무를 유지하면서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거점 오피스가 장거리 출퇴근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거점 오피스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를 충청북도 충주로 이전하는 현대엘리베이 (40,600원 ▼300 -0.73%)터는 연말까지 서울 연지동 사옥 5개 층을 공유 오피스 형태로 바꾼다. 서울 거주 직원들은 충주 본사로 출근할 필요 없이 서울 오피스로 출근하면 된다. 개인 지정 좌석이 없는 대신 사물함을 두고 자유롭게 근무 계획을 세워 일할 수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재택근무 및 원격근무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스마트 오피스로 개조하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개인 지정 좌석이 있을 때보다 독서실, 테이블, 회의실, 휴게공간 이 늘어나는 식으로 스마트 오피스가 설계됐다"며 "서울에 있는 영업·마케팅 부서 등은 재택을 하기도 하고 현장에 나가는 등 유동 인구가 있어서 업무 효율을 위해 스마트 오피스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 (18,520원 ▼150 -0.80%)은 거점 오피스제를 도입한 지 1년이 넘었다. 한화시스템 ICT 부문은 지난해 9월부터 수도권 일대 5곳에서 거점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거점 오피스는 임직원들의 주소지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 업무지역과 선호지역에 대한 설문을 병행해 선정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와 거점 오피스 근무를 더한 원격근무를 주 3회 내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 그룹 내 타 계열사에서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올 정도다.


한화생명도 장거리에서 출퇴근 하는 임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거점 오피스를 시행 중이다. 업무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8월부턴 강원도 양양 등 휴양지 호텔에서 근무할 수 있는 리모트 워크플레이스(원격 근무지)도 도입했다.

현대차는 지난 6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일대 8곳에 400여석 규모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판단 하에 그룹 계열사 역시 거점 오피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합리적으로 거점 오피스를 활용하고 있다"며 "근무지끼리 연결이 되고 소통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 보안와 소통 등에서 문제를 보완했기 때문에 거점 오피스에서 회의하거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것도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SK디스커버리 계열사인 SK케미칼 (58,400원 ▼600 -1.02%)SK가스 (169,000원 ▲7,400 +4.58%) 등 5개사도 지난 9월부터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 계열사들의 본사는 경기도 판교에 있지만 직원들이 외부 미팅이나 업무를 하기 쉽게 서울 광화문에도 '스마트워크 센터'를 마련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같은 경우 거점 오피스에 자리가 없었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다"며 "서울에 영업을 하러 간 뒤 본사로 복귀할 필요가 없어 업무 효율성도 좋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가 자리 잡으면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의 절충점인 거점 오피스 수요는 높아질 전망이다. 사무실 내 인구 밀집도를 낮춰 감염 위험을 줄이면서 업무 효율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서울 공유 오피스는 총 296개로 2018년 대비 약 39% 증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거점 오피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잘 정착됐다"며 "거점 오피스 이용률과 만족도가 높아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TOP